기사 (4,644건) 리스트형 웹진형 타일형 궁보무사 <6> “우리 애들이 저 아이를 이곳에 데려오기 전에 혹시 저 아이의 힘이 얼마나 센지 시험을 해봤다는가?” 성주의 물음에 그 신하는 즉시 당황하며 대답했다. “아닙니다. 잘은 모르되 몸집이 무척 크고 힘이 엄청나게 세다는 소문만 듣고서 일단 데려왔을 것이옵니다.” “어허! 단순히 몸집만 크다고해서 확인도 해보지 않고 그냥 데리고 오면 어떻게 하나. 사람 몸집은 산더미처럼 크면서도 실제 힘은 완전히 허당인 경우가 얼마나 많았나?” 성주는 몹시 못마땅한 듯 이맛살을 찌푸려댔다. “그럼, 이 자리에서 저 아이의 힘이 얼마나 센지 한 번 알아보는 것이 어떻겠습니까?” 옆에 있던 또 다른 신하가 성주에게 말했다. “옳지! 그거 참 좋은 생각이요.” 성주가 이렇게 말하자 그를 보좌하고있던 자가 기획특집 | 충청타임즈 | 2006-01-06 17:20 궁보무사 <5> 궁보가 우암산을 넘어 한벌읍성 안으로 들어오자 그야말로 생 난리가 났다. 그의 엄청나게 큰 키와 뚱뚱한 몸집이 사람들을 깜짝 놀라게 만든 것이었다. “우아! 도대체 저게 사람이냐?” “소문대로 크긴 크구나!” “웬만한 사람 두어명을 그냥 합쳐 놓은 것만 같아!” “키 작은 사람은 아예 사다리를 놓고 올라가서 얘기를 나눠야만 할까봐.” 사람들은 궁보를 보며 크게 놀라워했지만, 그러나 궁보 역시 놀라기는 마찬가지였다. ‘세상에 이렇게 큰 집들이 즐비하게 늘어서 있고, 사람들이 이토록 많다니, 그리고 웬 물건들이 길거리에 저렇게 많이 쌓여있다지.’ 깊은 산골에서 오로지 가족들과 밭만 일구며 우직하고 순박하게만 살아왔던 궁보였기에 그의 두 눈에 보이는 거라곤 모조리 충격 그 자체일 수밖 기획특집 | 충청타임즈 | 2006-01-05 17:20 궁보무사 <4> ‘내가 아주 어렸을 적에 누나는 나를 항상 업고 다녔지. 누나는 내가 귀엽다며 통통하게 살이 찐 내 두 볼을 손으로 보드랍게 쓰다듬어주거나 입을 맞춰주곤 하였지. 그런 누나가 내 나이 여섯 살 되던 해, 갑자기 시집을 가버렸어. 누나! 누나! 가지마! 제발 가지마! 여기서 나랑 같이 지내! 하면서 울며 보채며 나는 누나를 꼭 붙들었건만 누나는 끝내 나를 뿌리쳐 버리고 낯선 아저씨들을 따라 엉엉 울면서 멀리멀리 가버리고 말았어! 그 후로 난 누나를 통 볼 수 없게 된 거야. 어쩌면 내가 누나를 영영 다시 만나볼 수 없을지도 모른다고 누가 그러던데……. 만약 내가 한벌읍성 안으로 들어가 있으면 혹시 오송에 사는 누나를 만나볼 수도 있지 않을까?’ 궁둥이 소년은 마침내 찾아온 사람들을 따라 한벌읍성 기획특집 | 충청타임즈 | 2006-01-04 17:20 궁보무사 <3> 그러나 사람들이 이렇게 수군거리며 말을 많이 하다보면 항상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것이 있으니, 그것은 그와 은근히 연관되어진 걸쭉한 육담이었다. “그런데, 내가 아무리 생각해 봐도 한가지 되게 궁금한 점이 있어라우. 저런 애가 나중에 장가를 가게 되면 그 색시되는 여자는 대체 어쩔것이여?” “오호! 정말 그러네. 저런 집채만한 남자가 올라타면 밑에 깔린 색시는 그냥 찍소리도 못낸 채 깔려죽고 말텐데…….” “아니, 이 사람아! 저런 통돼지만한 남자를 자기 배 위에 곱게 올라가도록 놔두는 여자가 세상에 어디 있다냐? 아예 죽기를 작정했다면 몰라도……” “아 뭔 그따위 걱정들을 다하나? 여자가 남자 배위로 말 타듯이 대신 올라가면 될 것을…….” “아 참! 그렇구만…….” “그래도 항상 조 기획특집 | 충청타임즈 | 2006-01-03 17:20 궁보무사 <2> 그러나 이런 기막힌 사정을 눈치 채지 못한 그의 가족들은 아버지께서 마지막 숨을 거두시기 직전에 안간힘을 다 내어 막내의 이름을 ‘궁둥이’라고 지으신 줄로만 알았더란다. (만약 그때 작은 목침이 아버지의 궁둥이 아래가 아닌, 입에 담기조차 거북살스러운 곳 바로 아래이거나 발가락 위에 놓여 있었더라면 그의 이름자는 또 어찌 되었을까?) 어쨌거나 궁둥이라는 이름을 가지게 된 이 막내는 홀어머니와 네 형님들 아래에서 귀염을 독차지해가며 비슷한 또래의 조카(형의 아들딸)들이랑 무럭무럭 자라났다. 그런데, 궁둥이는 나이가 점점 들면 들수록 그리고 뭘 먹으면 먹을수록 눈에 뜨이게 몸집이 불어나기 시작했는데, 나중에는 거의 주체하기가 힘이 들 정도로 마구 커버리고 말았다. “궁둥이! 너는 어떻게 된게 아침 기획특집 | 충청타임즈 | 2006-01-02 17:20 궁보무사 <1> 궁보무사! 칠 척(210cm)이 넘는 키에다 황소 한마리를 두손으로 덥석 잡아 머리 위로 가뿐히 들어올릴 수 있다는 엄청난 괴력을 가진 사나이! 웬만한 의자 위에 털썩 앉았다가는 의자 다리 네 개가 모조리 으스러져 버리고, 웬만한 말 위에 올라탔다가는 말이 그대로 폭삭 주저앉아 다칠지도 모른다는 엄청난 몸무게를 자랑하는 사나이! 그러나 놀랍게도 그의 얼굴은, 여리고 여리다 못해 귀염성마저 띠우고 있는 앳된 소년의 모습이었으니…….궁보무사! 그의 본래 이름은 ‘궁둥이’였다. 한반도 내륙(內陸) 깊숙이 자리잡은 한벌읍성에서 멀리 떨어진 낭성골의 가난한 집 막둥이로 태어난 그가 ‘궁둥이’라는 이런 희한하고도 우스꽝스러운 이름을 가지게 된 것은 다음과 같은 묘한 연유가 있기 때문이었다. 마흔이 넘 기획특집 | 충청타임즈 | 2006-01-01 17:20 처음처음이전이전이전231232233끝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