궁보무사 <6>
궁보무사 <6>
  • 충청타임즈
  • 승인 2006.01.06 1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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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궁보의 힘
“우리 애들이 저 아이를 이곳에 데려오기 전에 혹시 저 아이의 힘이 얼마나 센지 시험을 해봤다는가?”

성주의 물음에 그 신하는 즉시 당황하며 대답했다.

“아닙니다. 잘은 모르되 몸집이 무척 크고 힘이 엄청나게 세다는 소문만 듣고서 일단 데려왔을 것이옵니다.”

“어허! 단순히 몸집만 크다고해서 확인도 해보지 않고 그냥 데리고 오면 어떻게 하나. 사람 몸집은 산더미처럼 크면서도 실제 힘은 완전히 허당인 경우가 얼마나 많았나?”

성주는 몹시 못마땅한 듯 이맛살을 찌푸려댔다.

“그럼, 이 자리에서 저 아이의 힘이 얼마나 센지 한 번 알아보는 것이 어떻겠습니까?”

옆에 있던 또 다른 신하가 성주에게 말했다.

“옳지! 그거 참 좋은 생각이요.”

성주가 이렇게 말하자 그를 보좌하고있던 자가 큰소리로 명령했다.

“얘들아! 청동화로를 여기에 갖다 놓아라.”

그의 명령이 떨어지자마자 건장한 체격을 가진 병사 서너 명이 곧장 달려가 커다란 느티나무 아래에 놓여 있던 초대형 청동화로(火爐)를 서로 힘을 합쳐가지고 낑낑대며 궁보 바로 앞에 갖다 놓았다.

이 청동화로는 성주가 병사들을 이끌고 싸움터에 나가기 바로 직전, 참숯과 기름, 솔방울, 향나무 등을 집어넣고 승리를 기원하는 의미에서 불을 활활 태우는데 사용되곤 하였다.

그런데 그 크기와 무게가 만만치 않아서 이렇게 젊은 장정 서너 명이 힘을 합쳐야 겨우 옮길 수 있을 정도였다.

“이, 이게 뭐예요?”

궁보는 자기 몸 절반 크기쯤 되어 보이는 청동화로가 갑자기 자기 앞에 딱 놓여지자 몹시 당혹스런 표정으로 물었다.

“화로다.”

“네에? 화로요?”

“그렇다. 불을 피우는 화로(火爐)다. 네가 그걸 두 손으로 잡아가지고 네 머리 위로 잠시 들어 올렸다가 다시 내려놓을 수 있겠느냐?”

성주가 점잖은 목소리로 궁보에게 물었다. 지금 그의 목소리에는, 아무리 네 놈의 힘이 대단하다고 한들 설마하니 저걸 들어 올릴 수 있겠느냐는 식의 다소 빈정거림이 담겨 있었다.

“화로라면 엄청 뜨거울 텐데요?”

궁보가 갑자기 얼굴을 시뻘겋게 물들이며 말했다.

“하하하하…….”

“하하하하…….”

여기저기에서 웃음이 크게 터져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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