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안싸움' 일단 휴전… 지뢰밭은 그대로
'집안싸움' 일단 휴전… 지뢰밭은 그대로
  • 남경훈 기자
  • 승인 2008.03.20 22:4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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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해설-한나라당 공천파동이 남긴 것은
한나라당 공천경쟁에 뛰어들었다가 실패한 탈락자들이 잇따라 공천결과 수용을 선언, 공천잡음이 진정되고 있다.

그러나 표면적으로는 '수용'을 선언했으나, 속내는 여전히 당에 대한 불만이 내재돼 있어 공천 앙금을 해소하는데는 상당한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공천=당선'이라는 인식 때문에 한나라당의 이번 공천에는 충북에서만 모두 42명이나 도전할 정도로 치열하게 펼쳐졌다. 결국 8명만이 생존하는 공천전쟁은 막을 내렸다.

◇ 공천 수용에 나선 낙천자들

청주 흥덕 을에서 고배를 마신 박환규 예비후보는 19일 충북도청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공천결과에 대해 실망을 넘어 배신감까지 느꼈지만 이명박 정부의 성공이라는 큰 목표를 위해 깨끗이 수용하기로 했다"며 무소속 출마를 불사하겠다던 입장을 바꿨다.

청원에 공천을 신청했다 탈락한 서규용 예비후보도 이날 "이명박 정부의 정책 안정과 경제발전에 일조하기 위해 백의종군하는 마음으로 당의 결정을 따르기로 결단했다"며 공천 결과 수용을 선언했다. 또 "한나라당이 의석 한개라도 더 확보할 수 있도록 같은 당 후보를 적극 도와주겠다"고도 했다.

청주 흥덕 갑에서 공천 번복사태의 주인공이 됐던 김병일 예비후보는 이날 기자회견을 갖고 "비가 온 뒤 땅이 굳어지듯 저 역시 정치 초년생으로, 이유를 불문하고 당의 결정을 겸허히 수용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이명박 대통령이 성공한 대통령으로 역사에 기록되고, 한나라당이 국민들에게 사랑받는 정당이 되도록 미력한 힘이나마 최선을 다하겠다"고 덧붙혔다.

◇ 한나라당 충북 공천이 남긴 것

'친이 독식에 친박 몰락'이라는 공천 파동과 '공천번복'이라는 초유의 사태까지 부를 정도로 심한 내전을 치렀다. 그 사이 총선승리를 자신하던 한나라당의 분위기는 그리 안심할 처지가 못될 정도로 뒤바뀌어 있다.

후유증도 지속되고 있다. 청주 흥덕 을의 김준환 예비후보는 친박연대를 통한 총선출마를 선언했으며 나머지 친박계 인사들도 세력화를 통한 총선도전을 계획하고 있다.

충북내 보수세력의 양분이 가시화되고 있다. 물론 이날 주요 낙천자들의 공천 결과 수용으로 공천파동은 일단 수그러들 전망이나 공천과정에서의 배신과 허탈감을 해소하는 데는 많은 시간이 필요한 상태다.

이날 박환규 후보는 공천 수용을 선언하면서도 "당선가능성과 전문성, 당 기여도 등의 원칙을 무시한 이번 공천을 빵점으로 평가한다"며 "대의를 위해 당 잔류를 선택했지만, 당 발전이나 사회가치관에 지장을 줄 부적합 후보는 지원하지 않겠다"며 송태영 후보를 지지할 뜻이 없음을 분명히 했다.

오히려 "당을 떠나 무소속으로 출마하는 후보가 총선에서 승리해 당에 복귀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판단되면 무소속 출마자를 심정적으로 지원할 수도 있다"고 했다. 그러나 "당의 공천 결과가 만족스럽지 않으며, 타 당의 공천 섭외를 계속 받고 있다"며 속내를 깨끗하게 정리하지 못했음을 드러내기도 했다.

또 김병일 예비후보도 "한국 정당 역사상 공천과정에서 경쟁자와 공천자가 뒤바뀐 경우는 없었다"며 "시간이 지나면 공천 번복의 진실이 밝혀질 것"이라며 서운함을 표시했다.

청원의 서규용 후보도 "당의 공천 결과가 만족스럽지 않으며, 타 당의 공천 섭외를 계속 받고 있다"며 속내를 깨끗하게 정리하지 못했음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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