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것이 뒤죽박죽이었다. 사무실의 자리 배치를 새롭게 했는데, 개인 공간은 좁아지고 나아진 게 없었다. 함께 쓰는 곳이라서 뚜렷한 기준과 세심한 배려가 필요했기에, 전혀 납득이 가지 않았다. 속에서 불덩이 같은 것이 치밀어 올라서 참을 수 없었다. 나는 거리낌 없이 함부로 말해버렸고, 동료들은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그들은 주섬주섬 물건들을 옮겼다.
광언(廣言)이 어지럽게 춤을 춘 개꿈이었다. 꿈이라서 다행이란 생각도 들었지만, 밀물처럼 몰려오는 수치심은 온전히 내 몫이었다. 대중없이 어수선하게 꾸는 꿈이 개꿈이라고 하지만, 아무런 이유도 없이 개꿈을 꾸지는 않을 것이라는 의구심에 사로잡혔다. 더구나 개 한 마리 등장하지 않았던 개꿈의 잔상에 시달리게 될 때면, 참담한 심정은 뭐라 말할 수 없었다.
돌이켜보면 편안하게 잠을 이루지 못하고 설치다가 깜박 잠든 사이에, 개꿈을 꿀 때가 많았다. 평소엔 손도 대지 못했던 난해한 수학 문제를 술술 풀어 재끼는 기분 좋은 개꿈을 꾼 적도 있었지만, 대부분은 답답하고 안타깝거나 섭섭하고 서운한 내용이었다.
엎친 데 덮친다고 개꿈에 개꿈이 더해지는 날도 있었다. 끈질기게 달라붙은 개꿈을 떨쳐 내지 못하고 다시 잠들었다가, 아예 개꿈의 신세계로 입장해서 탈탈 털리는 경우였다. 그런 때는 살아간다는 게 껌벅거리는 형광등처럼 몽연(蒙然)해지면서 마음을 종잡을 수 없었다.
공허하고, 어처구니없고, 거친 경험은 개꿈만으로도 모자라지 않으리라.
황당하고, 무례하고, 비정하기 짝이 없는 개꿈 같은 현실은 이제 손사래를 치고 싶다. 예기치 못한 개꿈에 정신이 번쩍 드는 것도 당신의 삶을 싹 틔우는 씨앗 한 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