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비털어 선행 아름다운 공무원
사비털어 선행 아름다운 공무원
  • 이재경 기자
  • 승인 2008.01.22 23:0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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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안시청 김응택씨 말기암 독거노인 2명 수술
한 공무원의 선행으로 사경을 헤매던 두 노인이 생명을 구한 사실이 뒤늦게 밝혀져 화제다.

천안시청 재난관리과 김응택씨(49·행정7급·사진)는 지난해 10월 출근길에 한 할머니로부터 전화를 받았다. 한 노숙자가 천안시 사직동의 허물어진 빈 집에서 죽은 듯 꼼짝않고 누워있다는 것.

황급히 현장에 달려가 보니 신국영씨(56)가 창문 유리창이 다 깨진 쓰러져가는 빈 집에서 가마니를 쓰고 기척없이 누워있었다. 숨이 아직 붙어있는 것을 확인한 김씨는 즉시 119를 불러 천안의료원으로 이송했다.

검진 결과 신씨는 췌장암 말기 판정을 받고 천안 단국대병원으로 이송돼 수술을 받았다.

그러나 문제가 생겼다.

1200만원이나 나온 수술비를 감당할 길이 없었다. 김씨는 시청 사회복지과에 연락해 300만원의 긴급의료비를 지원받도록 하고 병원측과 협의, 사비 150만원을 털어 의료비를 모두 해결했다.

김씨는 지난 2005년 2월에도 위암으로 생명이 꺼져가던 독거노인 이성우씨(65)를 살려낸 적이 있다. 교통과에 근무하던 그는 이씨가 1000만원의 수술비가 없어 암치료를 받지 못하고 있다는 얘기를 듣고 순천향천안병원에 입원시켜 수술을 받도록 했다. 이때도 사비 200만원을 털고 시청에서 200만원의 의료비를 지원받아 이씨는 부담없이 수술을 마쳤다.

하나 뿐인 아들이 해외에 나가 있어 연락이 두절된채 홀로사는 이씨의 사정을 듣고는 사회복지과에 연락해 생계비도 지원받도록 해줬다. 지난 1992년부터 2000년까지 두 차례 사회복지과에 근무한 인연으로 어려운 사람들을 돕고 있는 그는 해마다 주변에 어려운 이웃이 있으면 남몰래 도움의 손길을 뻗치고 있다.

김씨는 "내 부모님을 생각할 때 당연히 해야할 일을 한 것 뿐"이라며 "의료비를 지원해 준 시청과 수술비를 탕감해 준 병원측의 도움이 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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