짙어지는 장기 불황의 그림자…韓경제 2분기도 '암울'
짙어지는 장기 불황의 그림자…韓경제 2분기도 '암울'
  • 뉴시스 기자
  • 승인 2016.06.06 14: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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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경제硏 '최근 경제 동향과 경기 판단' 보고서 발표
고용시장·물가·소비 심리 등 대부분의 경제 지표 악화
"장기불황 탈출 위해선 금리인하 및 추경편성 통한 '정책조합' 필요"

한국 경제가 2분기에도 부진한 성적표를 내놓을 것이란 관측이 나왔다.

고용 물가 소비심리 등 경제의 주요 지표에 모두 빨간불이 켜진 가운데 장기불황의 그림자가 더욱 짙어지고 있다는 설명이다. 일본의 잃어버린 20년 초입에 해당하는, 디플레이션 초입 국면에 들어섰다는 암울한 진단이다.

5일 현대경제연구원은 '최근 경제 동향과 경기 판단' 보고서를 통해 "수요 침체로 경제 전반에 생산능력 과잉이 지속되면서 경제성장률 2%대가 고착화되고 있고, 경기 동행 및 선행 지수 상으로 봐도 2분기는 지난해 4분기 이후의 경기 악화 추세 상에 위치할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보고서는 최근 경제 동향을 부문별로 나눠 설명했다.

전체 고용시장의 외형상 모습은 양호한 편이지만 하반기 제조업을 중심으로 고용창출력이 크게 약화될 우려가 커지고 있다.

4월 실업률(3.9%)과 고용률(60.3%)은 전년 동월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그러나 경제의 신규 고용창출력을 나타내는 취업자수 증가분이 1월에 전년동월대비 33만9000명에서 4월에 25만2000명으로 감소했다.

특히 제조업의 취업자수 증가분은 1월에 14만5000명에서 4월중 4만8000명으로 대폭 감소해 제조업 고용시장 침체 우려가 현실화되는 모습이다.

물가는 공급 물가가 마이너스를 지속하는 가운데 5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다시 1%를 하회하며 경제가 '준(準) 디플레이션' 국면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2~4월까지 전년 동월 대비 1%대에 안착하는 듯이 보였으나 5월 들어 0.8%로 다시 1%선을 밑돌며 저물가 국면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소비 부문의 경우 4월 준내구재 및 비내구재 소비 증가율은 전월과 비슷한 수준이지만 내구재 소비 증가율이 3월 12.3%에서 4월 7.9%로 크게 둔화됨에 따라 전체 소매판매액지수 증가율도 하락했다.

단 재정 및 감세 정책의 효과 지속, 임시공휴일 지정 등으로 2분기 소비는 1분기보다 개선될 것으로 추정했다. 현대경제연구원은 이를 '정책 효과로 버티는 소비'로 표현했다.

경제 주체들의 부정적 시각도 확대되고 있다.

2월 이후 개선되는 추세를 보였던 소비심리는 5월에 들어 일제히 하락세로 전환했다.

소비자심리지수(CSI)는 3월과 4월에 기준치 100을 상회하였으나 5월에 들어 99로 하락했다.

전경련 기업경기실사지수(BSI)는 5월에 102.3으로 기준치 100을 웃돌았지만 6월에 들어 94.8로 하락 반전했다.

이밖에 설비투자는 시장수요 부족의 장기화로 잉여생산능력 문제가 지속되면서 전형적인 침체 국면에 처해 있다. 향후 회복시점에 대한 예측도 어려운 상황이다.

수출의 경우 국제원자재 가격 약세로 발생한 수출단가 하락의 기저효과로 인해 향후 반등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단 최대 수출국인 중국 시장으로의 수출 침체가 지속되고 있어 수출 경기의 본격적인 회복을 언급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장은 "지금의 장기불황 국면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내수의 추가 침체를 방어하면서 수출에서 경기회복의 계기를 모색해야 한다"며 "이를 위해선 무엇보다 금리인하 및 추경편성의 정책조합(policy mix)과 같은 보다 적극적인 총수요 확대 정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기본적으로 현 불황의 원인은 수요 침체에 있기 때문에 이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수요 확대 충격이 반드시 있어야 한다"며 "재정지출 확대 정책은 중장기적인 관점에서 재정건전성이 크게 훼손되지 않는 범위 내에서 이뤄져야 한다"고 설명했다.

주 연구실장은 "미시적으로 기업의 재고 압력 해소와 민간소비 확대를 동시에 도모할 수 있도록 대규모 할인행사 등도 마련할 필요가 있다"며 "상대적으로 경기 회복세가 견조할 것으로 예상되는 미국 시장에 대한 수출 확대에도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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