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결같은 바람이 꽃잎에 새긴 진실
한결같은 바람이 꽃잎에 새긴 진실
  • 연숙자 기자
  • 승인 2008.07.17 22:4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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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일부터 진천종박물관서 이점원 조각가 개인전
나는 바람을 보기 위하여 꽃을 주목하게 되었다 바람은 꽃을 키우고 성숙한 꽃들을 허공에 날리기도 한다 꽃을 보면서 바람을 직시할 수 있는 배려가 필요함을 변명하고 싶은 것이다

이점원 조각가(사진)는 바람에서 꽃을 보고, 그 꽃의 내면에 존재하는 바람을 조각한다· 흔히 꽃을 보면서 질서와 색깔에만 관심을 두는 것을 넘어서 꽃과 바람의 이야기를 작품에 담아낸다·

'풍화인_바람을 잡다'란 주제로 오는 19일부터 다음달 24일까지 진천종박물관 기획전시실에서 열리는 그의 작품전은 서른번째 개인전이다·

"바람을 타고 무수히 많은 꽃잎이 난무하는 모습을 보고 꽃의 흔적 '花印'이라 여겼다"는 이 작가는 "꽃잎이 바람의 등을 타고 찍어낸 진실의 흔적이 꽃이 찍어낸 도장이며, 그 무늬들이 모두 한결같은 바람의 모양"이라고 생각하는 것도 바람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한국적인 정서와 자연에서 모티브를 찾는 그의 작업들은 늘 다양한 이야기를 만든다· 새로운 재료를 시도하면서도 그 재료의 본질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 그의 작업은 늘 어린아이처럼 순수하다·

어린 시절 어머니와 가졌던 추억, 쓸모없이 버려지는 옛 물건, 자연에서 스치는 모든 것이 그에게는 작품이 된다·

'무제'외 60여점을 선보일 이번 전시 작품은 자연의 조화로움을 바람과 꽃으로 각인시키고 있다·

원보현 학예사는 "대부분 작가들이 자신의 고정된 이미지를 구축하기 위해 힘쓴다면 그는 오히려 그것을 깨기 위해 노력한다"면서 "한결같은 작품세계란 그에게 존재하지 않음에도 늘 변화하는 세상의 움직임을 따라 무언가를'뚝딱뚝딱'만들어 내고 있다"고 말한다·

이는 "작가에게 '바람(風)'은 무엇보다 친숙한 존재로 한자리에 머물지 않고 늘 움직이는 것"이라며 "주변에 변화하는 모든 것들과의 소통을 시도하고 있다"고 평했다·

현재 동국대학교 교수로 재직 중인 작가는 이번 전시회를 개최하며 작가와의 대화와 게재된 작품에 대한 작가 노트도 전시할 예정이다·

또 체험프로그램 '나도 작가_지점토로 만드는 꽃 도장'을 열어 탐방객들에게 조각기법을 배우는 시간도 제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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