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문의 정통성 배우는 기회 되길"
"한문의 정통성 배우는 기회 되길"
  • 연숙자 기자
  • 승인 2007.03.02 09:5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한문학자 이두희 선생 '석촌문고' 출간
청주에서 한학(漢學)의 씨를 뿌리며 후학 양성을 하고 있는 한문학자 석촌 이두희 선생의 글을 모은 '석촌문고'가 출간되었다.

이 책에는 석촌 선생의 필적과 함께 선생이 써온 시, 제문, 비의 글을 모은 것으로, 그동안 이두희 선생에게 한학을 배운 문하생들이 스승에게 봉정한 것으로 화제가 되기도 했다. 한문 자체가 어렵게 인식되면서 한학에 대한 관심이 멀어지고 있는 현대인들에게 배움의 장을 이어가고 있는 석촌 이두희 선생을 그의 연구소에서 만났다.

청주 기계공고 앞 3층 건물에 있는 상당고전연구회는 석촌 선생의 집무실이자 고전 강좌와 옛 문서를 연구하고 번역하는 사람들이 모여 한학을 배우는 서당이다. 15평 남짓의 서당은 김홍도의 그림에 나오는 서당과는 다르지만 고서(古書)와 기록서들만으로도 한학자의 열정을 느낄 수 있다.

석촌 선생은 한한대사전(漢韓大辭典)의 편찬에 참여하고 민족문화추진회의 조선왕조실록 번역에도 참여했으며, 현재 국사편찬위원회 초서반, 충북대학교 대학원에 출강하며 매주 주역과 논어, 초서반 등을 가르치고 있다.

동양학연구소에서 정년한 뒤 한학을 이어보려는 뜻으로 고향인 청주에서 97년 처음으로 서당을 열고 한학을 가르치고 있는 석촌 선생은 "양반 고장인 청주에 한학자들이 전무하다시피한 상태여서 가지고 있는 한문학의 지식을 나누기 위해 서당을 시작하게 되었다"면서 "우리나라는 대부분의 고서가 한자로 되어 있는데 반해 요즘 사람들이 한자에 대한 지식이 미약하고 어렵다고 생각해 문장을 독해하며 한학에 대한 배움의 장을 열고 있다"고 한다. 또 "한문은 한자를 배우는 것과는 달라서 문장을 해석하고 배우고 이해하는 과정은 시간이 오래 걸릴 뿐만 아니라 지식적인 측면도 많이 요구되는 학문이다"며 "단순한 서당 개념이기보다는 한문을 배우고자 하는 사람들과 함께 초서로 된 승정원 일기와 같은 한문 고전을 독해하고, 논어와 주역 등 한문학을 연구하며 폭넓고 광범위하게 학문을 다루고 있다"고 한다.

현재 이곳에서 한학을 배우고 있는 이들은 대학생을 비롯해 한문전공자, 대학교수, 서예가 등 다양하다. 초서나 경서, 옛공문서 등을 해득할 수 있는 곳이 전국에 몇 안 되는 상황에서 석촌 선생의 한학 강의는 정통성을 찾는 이들에게 배움의 장이 되어준다. 석촌 선생은 "가르치기 보다는 함께 공부하고 연구하는 방식으로 수업을 진행하는데, 미리 공부하고 오지 않으면 아무 것도 배울 수 없는 것이 한학이다"며 "개화기 이후 한글 보급으로 지금은 한문 사용이 줄어들었지만 천년을 넘게 사용되어 온 한자를 모르고는 우리나라의 문학이나 정신을 제대로 알수 없다"고 말한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