겸손과 청렴
겸손과 청렴
  • 김연제 청주시 도매시장관리과 주무관
  • 승인 2024.04.30 17: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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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연제 청주시 도매시장관리과 주무관
김연제 청주시 도매시장관리과 주무관

 

흔히 우리나라에서는 겸손하다고 하면 으레 떠올리는 말이 있다. `제가 뭘요', `부족한 저이지만' 등 자신을 낮추는 표현이다.

하지만 겸손은 과도하게 자신을 낮추는 행동이 아니다. 겸손은 자신을 객관적으로 보고 상황에 따라서는 자신의 유능함도 당당하게 표현하는 행동이다.

책 `겸손의 힘'은 각종 논문 조사와 10여년의 심리학 연구를 통해 진정한 겸손이 무엇인지 설명해준다. 겸손은 정확한 자기평가, 자아를 통제하는 능력, 다른 사람을 향한 관심이다.

청렴은 겸손과 아주 밀접한 관련이 있다. 국민권익위원회가 운영하는 청렴포털에서는 부패, 청탁, 행동강령, 이해충돌방지 등 청렴의 주요 내용을 안내하고 있다.

공공기관장이 우수기관 선정을 위해 부정한 청탁을 한 사례, 음식물류폐기물 응축수를 전문처리업체에 위탁하지 않고 무단 방류한 사례, 국립대 교수가 외부강의 사례금을 상한액을 초과하여 수령한 사례 등 각종 청렴위반사례는 모두 자기자신을 정확히 아는 것, 자아를 통제하는 능력, 타인과의 관계를 고려하는 태도를 어겼을 때 나타나는 사례이다. 이것은 정확히 겸손하지 않았기 때문에 벌어진 일에 해당한다. 이처럼 청렴은 겸손과 같은 맥락에 있다.

겸손은 우리에게 큰 기쁨을 안겨준다. 리더가 겸손하면 조직원들 역시 겸손하며 좋은 조직문화와 연결되어 곧 큰 성과로 이어진다. 대표적으로 겸손한 리더로 세종대왕을 들 수 있다. 세종대왕은 자신을 비판하는 말도 귀기울여 들었으며 개인적인 감정이나 친분을 배제하고 능력과 성품을 기준으로 관리를 임용하였다. 세종대왕은 전분6등과 연분9등공법을 확정하기 위해 5개월 동안 약 17만명의 전·현직 관리와 백성들을 대상으로 의견을 물었으며 또한 형조참판 `고약해(高若海)'라는 관리가 세종대왕이 즐겨하던 격구를 두고 전쟁에 도움이 안되는 놀이에 불과하므로 하지 마시라는 말을 다섯 번이나 했음에도 저런 신하도 있어야 한다며 그 말을 들어주었다고도 한다. 성미나 언행이 사납다는 의미인 `고약하다'는 바로 이 고약해라는 관리의 행동으로부터 비롯되었다고 한다. 세종대왕 시절의 조선은 모두가 알다시피 조선 역사상 최전성기를 보냈으며 한글창제, 과학 발전, 4군 6진 개척 등 모든 분야에서 성과를 이루었다.

공직자가 겸손하다는 것은 곧 청렴하다는 말과 일맥상통한다. 공직자로서 위반하면 안되는 행동을 정확히 알고 자신을 통제함과 동시에 주변 동료와 행정서비스의 수혜자를 섬기는 행동을 하기 때문이다. 이는 정확히 겸손하다는 뜻이며 또한 청렴하다는 것이다.

겸손은 자기 비하와 몸을 사리는 행동을 말하지 않는다. 따라서 겸손은 적극 행정과도 연결된다. 타인을 생각하는 태도는 행정수요자인 국민을 섬기는 마음가짐이기 때문이다. 결과적으로 겸손은 개인의 성장뿐만 아니라 조직의 성과에도 영향을 준다. 우리 모두 겸손의 힘을 탑재해 청렴한 공직자가 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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