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통 없애려다 디스크 손상
요통 없애려다 디스크 손상
  • 뉴시스
  • 승인 2016.01.17 17: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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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선근 서울대병원 교수 ‘백년 허리’ 발간

요통에 좋은 맥켄지 신전 운동 등 소개

허리는 직립 보행을 하는 인간 몸의 기둥이다. 놀라운 자연의 발명품으로 원래 100년 이상 쓰도록 만들어져 있다.

그러나 무의식적으로 하는 나쁜 자세, 나쁜 운동이 100년 이상 쓸 허리를 매일매일 망가뜨리고 있다. 100년은 쓸 돈이 예금된 통장을 불과 40∼50년 만에 탕진해 버리는 꼴이다.

정선근(52) 서울대병원 재활의학과 교수가 ‘백 년 허리’를 펴냈다. 부제는 ‘허리 보증 기간을 100년으로 늘리는 방법’이다.



20세기 후반이 되어서야 본격적으로 밝혀지기 시작한 요통의 미스터리를 해명한다. “허리 통증에 대한 현대 의학의 과학적 이해는 매일매일 진화하고 있다. 하지만 일상생활을 붕괴시키는 요통의 고통 앞에 사람들은 쉽게 잘못된 치료법으로 기울어지고 만다. 그러나 98%의 요통 환자는 수술 없이 완치될 수 있다. 허리에 좋은 자세, 좋은 운동을 알고 매일 한다면 요통에 빠지지 않고 허리를 100년 동안 건강하게 쓸 수 있다”

요통을 예방, 치료하고, 허리의 사용 기간을 늘리는 데 핵심이 수술이나 약물 같은 침습적 치료가 아니라 일상적 관리에 있음을 강조한다. 나쁜 자세, 나쁜 동작, 나쁜 운동이 무엇인지 정확하게 알아서 일상 생활 속에서 피하고, 좋은 자세, 좋은 동작, 좋은 운동이 무엇인지 배워 골라서 하라고 한다.

나쁜 자세, 나쁜 동작, 나쁜 운동의 예로는 최근 허리를 망가뜨린다고 해서 미군 체력 검사에서 배제된 윗몸 일으키기가 대표적이다. 요통 치료 스트레칭으로 많이 권해지는 고양이 등 만들기, 누워서 다리 들기 같은 운동들이 허리 근육을 강화하는 데 도움이 되기는 하지만, 일단 디스크 자체가 손상된다고 말한다. 요통이 시작된 30대 이후 중년 남녀에게는 요통이나 좌골신경통을 완화시키기는커녕 디스크 손상을 악화시켜 요통과 좌골신경통을 심화시킨다고 비판한다.

과거 디스크를 치료한다고 시행됐던 디스크 조영술 등의 침습적 시술이 허리 디스크를 망가뜨려 허리 디스크 수명을 단축시킬 수 있다고 말한다. 또 요통을 완화시키고 디스크를 치료하는 데 도움을 준다고 해서, 병원에서 소개됐던 윌리엄스 운동이나 허리 스트레칭 같은 재활 치료 운동들이 반대로 디스크 손상을 심화시키고 요통 치료에 방해가 될 수 있다는 것도 생생하게 보여줬다. 기존의 허리 디스크, 요통 관련 상식들을 깨뜨리는 충격적인 과학적, 의학적 사실들로 가득한 책이다.

“디스크 손상에 대한 근본적인 치료는 무엇일까? 아직까지 손상된 디스크를 아물게 하는 의학적 치료법은 없다. 디스크 내부에 철사를 넣어 열을 가하는 치료가 한 때 성행한 적 있으나 그 효과가 자연 경과보다 좋을 것이 없다는 결과가 속속 발표되면서 요즘 거의 사용되지 않는다. 손상된 디스크를 완전히 제거해 버리고 인공 디스크를 삽입하는 큰 수술도 소개되었으나 학자들 사이에서 논란이 일었고 아주 특별한 경우가 아닌 일반적인 디스크 손상에는 사용하지 않는 것이 좋다는 쪽으로 결론이 났다.”(85쪽)

그렇다면 어떤 것이 좋은 운동인가. 핵심은 목부터 허리까지 우리 몸의 기둥인 척추뼈가 이루는 자연스러운 곡선을 유지하고 강화하는 것이다. 정 교수는 재활 의학 분야에서 제안되고 시행되는 다양한 운동들 중에서 요추 전반을 강화해 허리의 보증 기간을 늘릴 수 있는 운동들을 선별해 ‘백년 허리 만드는 좋은 운동 10’과 ‘백년 허리 만들기 4단계 프로그램’을 개발했다.

책에 소개되어 있는 맥켄지 신전 운동(앉아서 하는 맥켄지 신전 운동, 서서 하는 맥켄지 신전 운동, 엎드려 하는 맥켄지 신전 운동), 자연 복대 만들기 훈련, 엉덩이 관절 경첩 훈련, 세 가지 맥길의 빅3 운동, 엉덩이 들어 버티기, 엉덩이 뒤로 쭉 빼는 스쿼트, 허리 살림 걷기 같은 운동들은 그가 허리가 아픈 사람들, 특히 운동 능력이 퇴화되기 시작한 40대 이후의 환자들을 대상으로 기존의 운동을 개량한 것들이다. 운동 방법, 동작 자세, 주의 사항 등이 그래픽과 사진으로 상세히 소개됐다.

저자는 “전 인구의 80%는 일생에 한 번 이상 요통을 경험한다”며 “어떤 시점 요통을 겪고 있는 사람은 전체 인구의 30% 정도이며 직장인이 병가를 내는 가장 흔한 이유이다. 많은 사람들이 요통이랑 잠시 아프다가 낫는다고 생각하지만 실제로 평생 진행되는 통증이다”고 밝혔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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