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논이 돌고 돌아서 `빗물과 눈물'이 되다
캐논이 돌고 돌아서 `빗물과 눈물'이 되다
  • 이현호 충북예총 수석부회장
  • 승인 2024.05.22 19:3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예술산책
이현호 충북예총 수석부회장
이현호 충북예총 수석부회장

 

인터넷으로 음악 서핑을 하다가 오랜만에 `빗물과 눈물(Rain an Tears)'이란 노래를 들었다.

어려서부터 난 이 곡만 들으면 왠지 모를 울컥한 감정이 자주 들곤 해 사춘기 시절 소년의 감수성으로 돌아간다.

이 곡을 처음 알게 된 것은 중학교 2학년 때 용돈을 아껴서 산 `폴 모리아'의 경음악 음반에 들어 있어서 듣게 되었는데 전주가 나오자 난 온몸에서 전율이 올랐던 경험이 생각난다.

멜로디와 코드 진행이 반복되는 데 어린 마음에 음악의 아름다움을 느끼게 되어 큰 감동을 받았고, 음악이 그렇게 우아할 수가 없었다. 후에 이 곡이 남성 그룹 `Aphrodite's child'라는 그룹의 노래라는 걸 알았고 그 후론 남자 가수들의 노래로 들었던 기억이 난다.

대학교에 가서야 이 노래의 진행이 `캐논'의 형식이라 그렇게 가슴이 얼얼했던 것을 알았다.

`Canon'이란 대위법이라는 작곡 기법을 사용한 것으로 한 파트가 주제를 제시하면 다른 파트들이 따라 연주하는 돌림 노래라고도 부른다.

우리가 초등학교 시절 `동네 한 바퀴'를 부를 때 선창자가 `다 같이 돌자 동네 한 바퀴'라고 시작하면 그다음 파트가 똑같이 따라 부르는 돌림 노래 형태를 말한다.

여러 작곡가가 만든 캐논 중에 대중들이 가장 좋아하는 곡이 파헬벨의 캐논이다.

이 곡은 클래식 음악의 명곡 중 하나로 다양한 연주자와 편곡자들이 이 곡을 해석하고 변주하면서 클래식 음악 뿐만 아니라 팝송이나 영화음악 등 다른 장르의 음악에도 널리 활용되고 있다.

특히 요즘 젊은 친구들이 즐기는 Rock 장르에서도 기타로 많이 연주하는 곡이기도 하다. 얼마 전에 방영했던 배우 조정석이 의사로 출연했던 `슬기로운 의사 생활'이란 드라마에서도 출연자들이 즐겁게 웃고 떠들며 직접 연주한 곡으로도 유명하다.

파헬벨 캐논은 정식 제목으로는`세 대의 바이올린과 계속 저음을 위한 캐논과 지그 라장조'이다.

이 곡은 1694년에 작곡되었으나 그 당시에는 큰 주목을 받지 못하고 잊혀져 있다가 1919년에 독일의 음악학자 구스타프 베크만이 이 곡의 악보를 발견하고 출판을 하였고 1940년에 `아서 피들러'가 지휘하는 `보스턴 팝스 오케스트라'가 이 곡을 연주하여 음반으로 발매하면서 비로소 세상에 알려지게 된 우리가 잘 아는 클래식이자 이젠 대중적인 인기를 끄는 명곡 `캐논'이다.

세대의 바이올린이 돌림으로 연주할 때 저음 악기인 `첼로'나 `콘트라베이스'는 정해진 패턴으로 계속 연주를 한다.

예를 들어 코드 진행 방식을 보면 `D-A-Bm-F#m-G-D-G-A'가 음악이 끝날 때까지 연주된다고 보면 된다.

지그는 캐논과 달리 빠른 속도로 연주되는 춤곡으로 바로크 시대에 유행하던 곡이다. 지그부분은 캐논 부분보다 잘 알려지지 않았고, 지금은 연주되는 경우도 드물다.

`Canon'은 언제 들어도 마음이 참 포근하다.

변하지 않는 안락한 어머니의 마음이랄까? 라는 생각도 든다.

아마 너무 복잡하지 않은 몇 개 안 되는 코드가 반복되다 보니 뇌도 마음, 그리고 연주도 모두 편한 것 같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