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정상급 … 그랜드슬램 다시 도전
세계 최정상급 … 그랜드슬램 다시 도전
  • 뉴시스
  • 승인 2016.01.10 20:1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2016 리우올림픽 빛낼 태극전사 - 태권도 이대훈

고교시절 국가대표 선발 승승장구 … 2년 연속 세계연맹 올해의 선수상도

이대훈(24·한국가스공사사진)은 한국 남자 태권도의 간판이자 지금의 세계 태권도계를 호령하는 최정상급 선수다.

2016년 병신년(丙申年) 새해는 원숭이띠인 이대훈에게 그 어느 해보다 반갑고 뜻 깊게 다가온다. 지난 2012년 런던올림픽에서의 아쉬움을 뒤로 하고 오는 8월 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에서 그랜드슬램에 재도전하기 때문이다.

고교시절 일찌감치 태극마크를 단 이대훈은 약관의 나이에 세계 무대를 평정했다. 2010년 광저우아시안게임 당시 고교생 신분으로는 유일하게 태권도 국가대표에 발탁된 그는 남자 63㎏급에 출전, 깜짝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이후 다년간 정상급 기량을 유지하며 승승장구하고 있다.

훤칠한 키에 날렵한 몸매를 가진 이대훈은 아이돌 못지 않은 곱상한 외모로 일약 스타덤에 올랐다. 2011년 경주에서 열린 세계태권도선수권대회에서도 같은 체급에 나서 정상을 차지했다.

한국 태권도 사상 최연소 그랜드슬램을 노리며 자신감이 넘쳤던 이대훈이지만 올림픽 무대는 그에게 시상대 가장 높은 자리를 허락하지 않았다. 당시 이대훈은 주체급인 63㎏급이 아닌 58㎏급에 출전했다. 올림픽에는 63㎏이 존재하지 않는다. 서양 선수들과 비교해 힘에서 밀리는 그로서는 68㎏급으로 체중을 올리는 대신 58㎏급으로 낮췄다. 올림픽을 위해서는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

이대훈의 깡마른 체구에서 5㎏을 더 빼다는 것은 실로 어려운 결정이었다. 20살의 이대훈은 처음 출전한 올림픽 무대에서 전혀 주눅들지 않았다. 하지만 대회를 거듭할수록 체력적인 부담이 누적됐다. 결승에서 만난 스페인의 조세 곤잘레스 보니야를 상대로 힘 한번 제대로 써보지 못하고 패해 은메달에 만족해야 했다.

이대훈은 다시 도복 허리띠를 동여매고 훈련에 매진했다. 그렇게 4년의 시간이 흘렀다. 어느덧 국가대표 7년차. 이제는 패기보다는 경험을 바탕으로 경기에 임한다.

이대훈은 리우올림픽에서는 체급을 68㎏급으로 올려 출전한다. 지난해 12월 멕시코에서 열린 월드 태권도 그랑프리 파이널 68㎏급 결승에서 멕시코의 사울 구티에레스를 연장 접전 끝에 8-7로 꺾고 우승했다. 세계랭킹 1위(2016년 1월 현재 2위)에 올라서며 체급별 6위까지 주어지는 리우올림픽 출전권을 당당히 거머쥐었다. 그리고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 세계태권도연맹(WTF)이 선정하는 올해의 선수에도 선정됐다. 세계 태권도 선수들의 투표로 결정되는 올해의 선수상을 연거푸 수상하며 자타공인 세계 최고 선수 반열에 우뚝섰다. 리우올림픽에서 금메달을 획득한다면 그랜드슬램을 달성하게 되면서 그야말로 살아있는 전설이 된다.

올림픽 금메달은 하늘이 점지해 준다는 말이 있듯 이대훈이 확실한 우승 후보임에는 분명하지만 넘어야 할 산이 많다. 특히 체급을 올리면서 신체적인 이점이 사라졌다. 파워면에서도 불리하고, 체중 증가에 따른 스피드 저하도 우려된다.

금메달을 놓고 다툴 선수들 가운데 그와 런던올림픽 결승에서 맞붙어 패배를 안기며 천적 관계를 형성한 스페인의 조엘 곤잘레스 보니야도 이대훈과 같은 68㎏급에 출전한다.

이 체급 세계 랭킹 1위인 러시아의 알렉세이 데니센코와 벨기에의 자우아드 아찹도 우승 후보다. 최근 그랑프리 결승에서 만났던 멕시코의 사울 구티에레스도 까다롭기는 마찬가지다.

이대훈은 바뀐 체급에 적응하기 위해 중량급 선수들과 연습하며 약점을 보완하고 있다. 이번 동계훈련을 통해 체력을 끌어올리고 약점으로 지적되던 전자호구에 대한 적응도 많은 대회를 거듭하며 익숙해졌다.

이대훈은 체급을 올려 신장과 파워(힘)에서 힘든 면이 있었다 하지만 경기를 치르면서 걱정할 정도는 아니었다. 체중을 찌우면서 느려지지 않기 위해 중량급 선수들과 연습하며 극복했다며 상위 랭킹 선수들과 자주 붙어보면서 자신감도 얻었지만 반대로 신중해져야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한국은 리우올림픽에서 남자 3체급, 여자 2체급 등 역대 최다인 5체급 출전권을 확보했다. 그 중 이대훈은 확실한 금메달 카드다.

지난 런던올림픽 때의 경험을 교훈 삼아 리우에서 금메달 사냥과 함께 그랜드슬램을 달성할 수 있을지 그의 금빛 발차기가 기대된다.

/뉴시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