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북확성기 방송…김정은 아킬레스건 타격
대북확성기 방송…김정은 아킬레스건 타격
  • 뉴시스
  • 승인 2016.01.09 00: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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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폭탄'
▲ 방송 재개하는 대북확성기

한동안 중단됐던 대북확성기 방송이 8일 전격 재개되면서 최전방 전선을 중심으로 남북간 팽팽한 군사적 긴장감이 맴돌고 있다.

지난해 '8·25합의' 후 멈췄던 대북방송은 4개월 여만에 재개됐다. 이는 북한의 4차 핵실험 단행에 따른 것으로 전날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원회 회의에서 결정됐다.

대북 제재 첫 수단으로 정부가 선택한 대북확성기 방송은 북한이 극도로 민감하게 반응하는 대북 심리전 수단 중 하나다.

대북방송은 우리에게는 천군만마도 부럽지 않은 최고의 비대칭 전력이지만, 김정은 북한 노동당 제1비서에게는 아킬레스건으로 통한다.

집권 5년 차에 접어든 김정은 제1비서에게는 체제유지를 위해 무엇보다 내부결속이 중요한데, 대북방송이 병사들의 동요를 초래할 수 있다는 점에서 북한에게는 상당히 위협적이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판단이다.

이성의 영역을 벗어나 자율신경계에 직접 영향을 미친다는 점에서 북한 군이 통제를 하기 힘들다는 것도 대북 방송이 위협적인 이유로 꼽힌다.

통일연구원이 지난해 8월 발표한 '대북 확성기 방송이 북한에 미치는 심리적 효과'에 따르면 아이유·빅뱅·소녀시대의 음악을 듣는 북한 병사들의 뇌에 도파민의 분비되고, 남한에 대한 긍정적인 정서를 불러일으키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북 방송은 1960년대 시작됐다. 북한이 체제선전을 위해 꾸준히 단파·중파 방송을 남쪽에 흘리던 것에 맞대응하던 것이 시초였다.

1974년 7·4남북공동성명 발표를 기점으로 양측의 방송은 중단됐고, 1980년 북한이 먼저 재개하면서 다시 시작됐다.

이후 2004년 6월 열린 장성급회담의 결과로 방송 시설이 철거됐다가 2010년 천안함 사건에 따른 5·24조치로 군사분계선(MDL) 인근 최전방 부대 11곳에 설치됐다.

본격적으로 대북 방송이 시작된 것은 지난해 8월 북한의 지뢰도발에 대한 대응차원에서였다.

당시 김정은 제1비서는 대북 확성기 방송이 재개되자, 준전시 상태를 선포하고 조준 타격을 예고하는 등 민감한 반응을 보였다.

이후 실제로 북한의 포격 도발이 감행됐고 남북간 일촉즉발의 상황까지 갔다가 8·25합의로 중단됐다.

지난해 8월 대북방송 땐 국내외 뉴스와 가요(이른바 K-팝) 등의 콘텐츠들이 담겼다. ▲아이유의 '마음' ▲소녀시대의 '소원을 말해봐' ▲빅뱅의 '뱅뱅뱅' ▲노사연의 '만남' 등이 북쪽을 향해 울려퍼졌다.

이번에는 기존 남한의 발전상과 북한의 실상 소개 외에 ▲이애란의 '100세 시대' ▲에이핑크의 '우리사랑하게 해주세요' 등이 담겼고, 핵실험 강행 비판과 김정은 체제에 대한 비판 등이 추가됐다.

군 관계자는 "북한주민 인권에 대한 것을 언급하면서 4차 핵실험과 관련한 내용이 포함될 예정"이라며 "경제적 어려운 상황에서 핵개발을 해 더 어렵게 만든다는 내용이 포함 될 것"이라고 전했다.


/【서울=뉴시스】김태규 기자 kyustar@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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