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아 아사드정권, 파리테러 '반사이익'
시리아 아사드정권, 파리테러 '반사이익'
  • 뉴시스 기자
  • 승인 2015.11.18 15: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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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샤르 알아사드 시리아 대통령이 '파리 대학살'의 최대 수혜자가 됐다는 분석이 나왔다.

17일(현지시간) 아랍권 매체 알자지라는 지난 13일 밤 프랑스 파리에서 테러가 발생한 후 "서구국가들이 이라크에서 이슬람국가(IS)격퇴를 위해 공조를 강화하면서 아사드 정권 축출 시도를 연기한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프랑스 파리 국제전략관계연구소(IRIS)의 애널리스트 카림 에밀레 비타르는 "프랑스가 시리아에 대한 외교정책을 재고할 것이란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고 밝혔다. 2년 전까지만 해도 프랑스는 아사드 정권을 제거하려는 서구국가들 가운데 선봉장으로 나섰다. 심지어 미국에 대해 아사드 정권의 군사력을 억제하고 반군이 승리할 수 있도록 더욱 강력한 군사개입을 할 것을 촉구했다.

그러나 올랑드 대통령은 24일 미국에 이어 오는 26일 모스크바를 방문해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하고 IS에 대한 군사작전 방안 등을 논의할 계획이다. 아사드 정권을 반대하는 프랑스와 미국, 아랍 동맹국들은 러시아와 함께 IS 격퇴 작전을 하는 것을 꺼려왔었다. 하지만 러시아와 프랑스는 17일에도 시리아에 전투기를 출격시키는 등 IS에 대한 보복 공습을 강화함에 따라 양국간의 차이는 점차 좁아지고 있다.

이날 러시아는 2주전 시나이 반도 중북부 상공에서 추락한 러시아 여객기 사고가 폭탄 때문이라고 처음 인정했다. IS는 여객기 추락사고는 자신들의 소행이라고 주장해왔다.

파리 테러 이후 프랑스 정치인들이 IS에 대항하기 위해 러시아 정부와 조정에 나서야 한다는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애널리스트 비타르는 "극우 정치인들은 시리아 문제 해결을 위해 푸틴 총리와의 관계가 가까워져야 한다고 주장한다"며 "파리 테러 이후 차악이 승리하는 것이 중요해졌다. 결국 아사드 정권과 푸틴이 승자다"고 강조했다.

러시아는 여객기 사고가 폭탄 때문이라는 사실을 인정한 후 푸틴 총리는 "시리아에서 러시아의 공습은 단순히 계속되선 안된다"며 "테러범들이 보복받을 것이란 사실을 깨닫도록 공격을 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에 시리아 반군세력은 프랑스와 다른 서구국가들이 IS가 던져놓은 미끼에 걸려든 것으로 보고 있다. 파리에 거주하는 시리아 반군파 파드 알-마스리는 "IS의 목적은 프랑스가 시리아 공습을 강화하면서 입장을 바꾸도록 하는 것이다"고 주장했다. 이어 "테러 공격은 정치적 메시지를 담고 있다"며 "모든 국가의 최우선 사항은 테러리즘과 싸우는 것이지 아사드 정권을 무너뜨리는 것이 아니다. 그러나 아사드는 시리아에서 테러리즘이 발생하게 하는 원흉"이라고 꼬집었다.

IS 격퇴를 위한 증강된 군사 작전은 시리아 내전 해법을 위한 외교적 노력과 함께 병행될 예정이다. 지난 10월 이란은 최대 경쟁국인 사우디아라비아의 반대에도 미국과 동맹국들간 회담에 처음으로 초청됐다. 사우디는 이란과 반대로 시리아 반군을 지지하고 있다.

파리테러가 발생한 다음날인 14일 오스트리아 빈에서 19개국가들이 모였다. 이날 회담에서 각국 대표들은 시리아 내전을 끝내기 위한 계획안에 동의했다. 그러나 이 안에는 아사드 정권 축출과 관련한 언급이 전혀 없었다.

존 케리 미국 국무장관은 17일 IS가 자행한 터키와 레바논 테러에 이어 파리 테러는 시리아에서 IS를 공격하는 국가들이 동시에 아사드 정권과 IS가 아닌 반군세력 간 갈등을 종식시키기 위한 '양방향 전략'(dual track)을 취하게끔 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현재까지 아사드 정권을 둘러싼 난제는 정치적인 해결을 어렵게 하고 있다. 아사드 정권을 지지하는 러시아와 이란은 시리아 정부가 동의한 정권 이양 과정의 일환으로서 내년부터 야당과 협상을 시작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정치적 해결을 위해 아사드에 대한 특권부여를 배제해야 한다는 목소리는 외면하고 있다.

시리아 반군은 아사드가 정권이양 기간 권력을 유지할 수 있다는 데 대해 주저하고 있다.

이날 파이낸셜타임스(FT)의 국제전문 에디터 데이비드 가드너는 FT를 통해 "러시아와 이란은 아사드 정권을 합법적인 정부로 보고 있으나, 프랑스와 영국은 여전히 수니파 지하디즘(이슬람 성전주의)을 발생케 하는 정부로 보고 있다"며 "따라서 아사드 정권의 향방에 대한 합의가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알자지라는 최근 IS격퇴를 위한 전세계적인 공조는 러시아와 아사드 정권이 시리아에서 평화 협상절차가 진행되는 동안 더 큰 발언권을 얻게 될 수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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