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예사적 견지에서 본 직지 … ① 총괄
글 싣는 순서이는 김영소 한국서예협회 충북지회장(사진)이 원광대학교 대학원 석사논문 '서예학적 견지에서 본 흥덕사본 직지 서체'에서 내린 결론이다.
이 김 회장은 이 논문을 통해 직지서체에 대한 종전의 주장을 뒤엎고 있다. 즉, 그동안 중국 원나라의 영향을 받은 것이라는 주장과 서툴고 조악한 글씨라는 주장을 일축한 것이다.
이에따라 김 회장의 논문이 최근 직지 애호가와 서예가, 서지학자들로부터 높은 관심을 끌고 있다.
김 회장은 논문 서문을 통해 직지에 대한 연구는 직지의 내용, 제조과정, 제조방법 및 인쇄학적인 측면에서 이뤄졌으나 서예사적인 측면에서는 아직까지 본격적인 연구가 활발하게 이뤄지지 못하고 있으며, 또한 서예와 관련해 언급한 제학자들은 대부분 그것을 서툰 글씨체이며, 수준 이하의 글씨라고 평가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근래에 서예학적인 측면에서 흥덕사지 직지 서체를 주제로 쓴 논문은 3편에 불과한데 김수천은 지금까지 직지서체를 어설픈 글씨체로 평가한 것에 관해 이의를 제기하는 논문을 발표했고, 신상철 역시 직지서체를 상당한 수준에 도달한 글씨라고 주장했으며, 장운식 또한 직지 서체를 높은 수준의 글씨로 평가하고 있다면서 이들이 주장하는 공통점은 직지서체가 높은 예술미를 지니고 있고 토속적인 미의식에 바탕하고 있음은 물론, 서예사적인 입장에서 직지 서체를 재평가하고 있다는 점에서 의의가 크다고 강조했다.
또한 직지서체에 영향을 미쳤다고 하는 조맹부의 서체와 비교분석하면서 그 사실유무를 증명하고자 하고 직지가 만들어진 청주지역 서적에서 나타난 서체와 직지의 서체를 비교하면서 이 지역에서 전승돼온 서체의 특징이 무엇인가를 알아보려 했다고 말했다.
이어 용필과 결구를 통해 서체를 분석해보고 직지 서체에 나타난 장법상 특징을 밝히고 또한 직지를 어떤 미의식으로 봐야하는가를 서체 분석을 통해 고찰하며, 서체분석의 결과로 나타난 직지 서체의 미의식에 대해 의미를 부여하고자 한다고 밝히고 있다.
김 회장은 "미의식은 우리나라 미술사에서 일반적으로 회자되고 있는 '구수한 큰 맛'과도 일치하는 것으로 직지 서체에서 나타나고 있는 맛이란 모자란 듯하고 어리숙함에서 느껴지는 우리 민족의 소박한 정서"라고 말했다.
이어 "이 논문을 쓰면서 직지와 그 밖의 청주지역 서체를 많이 대할 수 있었다"면서 "그럴때마다 느낌이 새로워지고 대하면 대할 수록 더욱 친근감이 있으며, 비뚤어지고 일그러진 글자일수록 시골에 계시는 노부모를 오랜만에 만난 듯한 깊은 감정이 솟구침을 느낄 수 있었다"고 표현했다.
또 "이 논문을 통해 비정형의 미에 대한 의식을 확고하게 가질 수 있었으며, 서예인들이 궁극적으로 추구해야 할 격조 있는 예술성이 직지에서 나타난 무유호혼의 미의식임을 알 수 있었다"고 밝혔다.
또한 "이 논문을 쓰면서 가장 큰 보람으로 느껴던 것은 예로부터 선인들이 추구한 고법을 직지의 서체속에서 발견할 수 있었고, 직지의 서체속에서 서예의 본원적인 미의식을 고찰 할 수 있었던 점"이라고 강조했다.
이와함께 "이 논문에서 직지 서체에 대한 형성 배경과 근원, 그리고 서체미에 대해 알아보았는데 여기에서 아직 쾌활하게 밝히지 못한 것들과 서예와 관련된 다른 부분들도 제 서가들이 연구해 주기를 기대하는 마음"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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