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나리오 보니 고생길 훤히 보였다"
"시나리오 보니 고생길 훤히 보였다"
  • 노컷뉴스 기자
  • 승인 2011.12.18 21:3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영화 '마이 웨이' 장동건
강제규 신뢰… 또다시 전쟁영화
최대의 적 추위… 체력도 딸려

전장에서도 인간성 잃지 않는
조선인 마라토너 김준식 연기

1000만 영화 '태극기 휘날리며'에서 한국전쟁을 치른 장동건이 강제규 감독과 다시 한번 포화 속으로 뛰어들었다. 이번에는 2차 세계대전이다.

장동건은 최근 노컷뉴스와 만나 "'태극기 휘날리며' 찍고 다시는 전쟁영화 못 찍겠다고 생각했다"며 "처음엔 반 거절했다. 그때는 다른 감독이 연출할 예정이라 '강제규 감독님이 연출하면 할게요' 했는데 나중에 직접 하신다고 하셨다"며 강감독에 대한 신뢰가 없었다면 불가능한 일이었음을 내비쳤다.

시나리오 읽는 순간 고생길이 훤히 보였다. 장동건이 연기한 김준식은 마라토너를 꿈꾸는 인력거꾼으로 이후 일본군에 강제징집돼 지구 반바퀴를 도는 험난한 여정길에 오른다.

장동건은 "시나리오 읽다 토하는 줄 알았다"며 "아니나 다를까 크랭크인하고 3~4일 지나서 비오는 날, 일본군이 올라탄 상판을 동료들과 함께 들고 뛰는 장면을 찍었는데, 이걸 9개월 동안 해야 하나 싶으면서 정말 까마득했다"고 몸서리를 쳤다. 특히 일본군과 몽골-소련군이 벌인 노몬한 전투는 지금 돌이켜봐도 힘든 촬영이었다.

장동건은 "처음 찍은 전투신이기도 했고 무엇보다 너무 추웠다"며 "당시 영하 17도였는데 체감온도는 영하 30도였다"며 고개를 내저었다. 이어 "폭파장면 같은 건 파편이 나무톱밥이나 스티로폼 같은 재질로 만들어져 '태극기 휘날리며' 때보다 훨씬 안전했다. 최대의 적은 추위였다"고 덧붙였다. 어느 듯 40대로 접어든 만큼 체력도 딸렸다.

장동건은 "달리기 장면이 많았는데 한 세 번 뛰고 나면 20~30분씩 쉬었다"며 "보약의 힘도 못 빌린 게 결혼하고 체중이 7~8kg 불어서 촬영 전부터 체중을 조절해야 했다"며 고생담을 전했다.

'마이웨이'는 적으로 만난 조선과 일본의 두 청년이 2차 세계대전의 거대한 소용돌이 속에서 일본군과 소련군, 독일군을 거쳐 노르망디에 이르는, 1만2000km의 끝나지 않는 전쟁을 겪으며 서로의 희망이 되어가는 과정을 거대한 스케일로 담아낸 전쟁 휴먼드라마. 장동건은 참혹한 전장 속에서도 인간성을 잃지 않고 언제 어디서나 달리기를 멈추지 않는 조선인 마라토너 '김준식' 역할로 영화의 중심을 잡는다.

장동건은 "준식이 너무 정의롭기만 한 캐릭터라 매력이 덜하지 않을까 우려도 있었다"며 "하지만 오다기리 조가 연기한 타츠오가 전쟁을 겪으며 변하니까 준식은 흔들림 없이 가야했다. 원래는 종대(김인권 분)와 준식이 반반씩 합쳐진 인물이 준식이었다"고 캐릭터를 설명했다.

우직하고 올바른 이미지의 준식은 평소 장동건의 이미지와도 겹쳐진다. 장동건은 이에 손을 가로저으며 "준식은 강제규 감독과 닮았다"며 "마음먹은 목표가 있으면 흔들림 없이 가는 모습이 강감독과 꼭 닮았다. 촬영할 때도 배우나 스태프들이 불가능하고 생각한 영상을 끝끝내 현실화시켰다"고 덧붙였다.

일본배우 오다기리 조와의 작업은 어땠을까? 장동건은 "촬영 들어가기 전에 2주간 군사훈련을 받았는데 그때 주황색 추리닝에 무지개색깔 비니를 쓰고 나타났다"며 "선입견은 4차원에 돌출행동을 할 것 같았는데 막상 만나보니 예의가 바르더라. 또 아들 민준의 100일 선물을 챙겨주는 등 보통사람처럼 행동했다"고 소개했다.

물론 처음엔 말이 통하지 않아 어색하기도 했다. 그는 "둘 다 수다스런 성격이 아니라 분장실에 나란히 앉아 있으면 어색했다. 처음엔 억지로 말 걸고 했는데 나중엔 서로의 성격을 이해해 1시간씩 말 안하고도 편하게 지냈다"고 변화를 설명했다. 22일 개봉.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