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과·배·대추 등 과실 덜 여물어… 명절대목 놓칠판
상당수 추석이후 출하 가능… 가격폭락 우려과일은 채 여물지 않았는데 추석은 코앞에 닥치고….
예년보다 빨라진 추석 때문에 과일 주산지인 충북도내 남부지역 과수재배 농가들이 울상이다.
올해 추석이 예년보다 열흘가량 빨라지면서 추석에 출하할 과일이 채 익지않아 명절대목을 놓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사과를 재배하는 영동군 심천면 박성복씨(62)는 "앞으로 20일은 지나야 제 맛을 내는 사과를 수확할 수 있다"며 "추석 전에 과일을 출하할 수 있을지 걱정"이라고 말했다.
농민들은 수확을 앞당기기 위해 과수원에 태양광 반사필름을 설치하거나 햇볕으로부터 과실을 가리는 잎을 따내고 있으며 성장촉진제까지 동원하고 있다.
'황토사과'로 유명한 보은군 삼승면 과수농가들도 얼마전부터 '홍로' 등 일부 조생종은 수확을 시작했지만 주품종인 '부사'나 '후지'는 열매가 익지않아 수확할 엄두도 내지 못하고 있다.
보은황토사과발전협의회 조강천 회장(54)은 "예년에는 추석 전에 이미 전체 수확량의 30%이상을 출하했는데 올해는 추석전 출하가 불가능할 것 같다"고 말했다.
옥천군 군북면 감로배작목반 김영복 회장도 "정상적인 방법으로는 추석에 맞춰 신고배를 출하하기 어렵다"며 "추석이 지나야 출하가 가능할 텐데 이 시기는 소비도 줄고 홍수출하에 따른 가격 폭락도 걱정된다"고 말했다.
'배목배'로 유명한 영동군 영동읍 조심동 배 재배 농가들은 아예 추석 전 수확을 포기했다.
배작목반 김정열 회장은 "현재 상태라면 이달 말은 돼야 배 수확을 할 수 있다"며 "설익은 과일을 팔아 어렵게 쌓은 신뢰를 떨어트리느니 차라리 올해 추석 대목을 포기하겠다는 농민이 많다"고 말했다.
보은군 대추 농가들도 추석 전 출하를 포기해야 하는 상황이다.
대추농사를 짓는 박모씨(60)는 "10월은 돼야 제 맛이 든 대추를 거둘 수 있다"며 "추석대목을 포기하는 대신 군에서 10월에 개최하는 대추축제를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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