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1> 베네치아 가면 카니발
<141> 베네치아 가면 카니발
  • 충청타임즈
  • 승인 2008.08.12 22: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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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영덕의 오버 더 실크로드
뜨겁고 화려한 '환상의 축제'

카니발(carnival)이란


라틴어로 '고기'라는 뜻의 카르네(carne)와 '격리'를 의미하는 레바레(levare)가 합쳐진 말로 '육식(고기)'를 떠난다는 뜻의 사육제(謝肉祭)로 쓰이고 있다. 기독교 특히 카톨릭 문화권에서는 사순절 동안 금식과 속죄를 하도록 정해졌기 때문에 사순절이 시작되는 금욕기간 전에 실컷 술과 고기를 먹고 즐기려는 뜻에서 시작되었다.

중세 기독교 관습서 카니발 유래

사순절(四旬節)이란 기독교에서 부활절을 앞두고 경건하게 준비하는 시기로서 부활절 전 40일간을 말한다. 사순절의 시작은 '재의 수요일'이라 부르는 수요일에 시작하여 부활절 전날인 토요일에 끝난다.

카니발은 중세의 기독교 문화권에서 전통적으로 비일상적인 일탈을 허용하던 독특한 관습에서 출발하였다. 금욕을 앞두고 마지막으로 먹고 놀며 계급질서도 뒤집고 지배층을 조롱하며 평소에 억눌렸던 욕망을 카니발을 통해 배출하는 것이다. 짧은 축제시간 동안만은 계급의 질서나 사회적 통념에서 잠시 벗어나 해방감을 맛보며 일상의 일탈이 허용되는 시간이다. 한편 사순절 기간은 금식과 속죄를 함으로써 카니발 기간 중에 일탈된 질서를 회복하고 비일상적인 생활에서 다시 정상적인 관계로 회복하는 기간이다.

형형색색 가면으로 즐기는 베네치아 축제

세계적으로 유명한 카니발로는 프랑스 남동부에 위치한 지중해 최대의 휴양도시 니스에서 개최되는 니스 카니발과 브라질의 리우데자네이루 카니발, 이탈리아의 베네치아 카니발을 들수 있다. 100만 명 이상이 참여하는 니스의 '프롬나드 데 장글레'에서 화려한 꽃마차 퍼레이드가 열리고 이 지역 최고의 미인들이 꽃다발과 함께 환한 미소로 군중을 사로잡는 카니발이 인구 35만 명의 도시 니스에서 매년 열리고 있다.

브라질 리우카니발은 한 팀이 4,000-5,000 명이 되는 20여 개 팀이 1-2개월 전부터 연습하며 지상에서 가장 화려하고 규모가 큰 페레이드 경연을 펼치는 카니발이다. 아프리카에서 노예로 팔려온 흑인들의 문화와 전통적인 카톨릭의 페레이드 문화가 결합하여 세계에서 가장 격렬하고 인간을 광란의 도가니로 몰아넣는 즐거운 카니발 문화를 발전시켰다. 흑인들의 본능적이고 격정적인 삼바리듬과 카톨릭 문화가 조화를 이루어 수백만 명의 관광객이 몰려드는 독특한 중남미 카니발 문화로 발전시켰다. 반면에 베네치아 카니발은 형형색색 기괴하고 환상적인 옷과 가면을 쓰고 산마르코 광장에 모여 우아한 포즈와 의상과 가면 쓴 자신의 모습을 즐기며 공연도 한다. 가면복장으로 참여하는 주민들과 관광객들은 다양하고 기발한 자신의 가면복장을 보여주는 동시에 타인들의 가면의상을 보면서 서로를 즐기고 기쁨을 나누는 아주 색다른 경험을 하게 된다.

베네치아 카니발 문헌상 1039년 시작

베네치아 카니발이 언제부터 시작되었는지 정확히 알 수는 없다. 문헌상으로 남아 있는 최초의 축제는 1039년부터이다. 이 축제는 마리 축제라 불리었으며 베네치아 카니발은 항상 마리(Marie) 축제로 시작된다. 서기 948년 7명의 아름다운 신부가 결혼식장에서 해적에게 납치되었다가 풀려난 것을 기념하는 행사이다.

계급 구분이 명확했던 중세 사회에서 일 년 내내 엄격한 지배와 억눌렸던 복종관계에서 잠시 벗어나 긴장을 풀 수 있는 기간이 카니발이었다. 축제기간 중에는 농노와 주인의 구분이 없었고 부와 사회적 계급을 뛰어 넘어 자유를 누릴 수 있었다. 축제 기간에는 농노가 왕으로 뽑힐 수 있고 주인이 하인이 될 수 있는 기간이다. 축제는 신분의 장벽을 뛰어 넘고 서로가 자유로운 상태가 되어 마음껏 먹고 놀며 즐길 수 있는 한정된 공간을 제공하였다.

피지배층 불만해소 통해 긴장 완화

피지배층의 불만을 오락과 유희를 통해 발산토록 함으로써 긴장관계를 완화시킬 수 있는 안전밸브와 같은 역할을 하게 만들었다. 베네치아의 카니발은 18세기에 들어와 화려함과 아름다움이 그 절정에 달했다. 그러나 19세기와 20세기를 거치며 쇠퇴하였다. 오늘날처럼 규모가 확장되고 활기를 되찾은 것은 1980년부터 베네치아의 극장과 예술계 동호인들이 한마음이 되어 적극적으로 축제를 기획하였기 때문이다.

카니발 기간 중에 관광객을 사로잡는 흥미 거리는 산마르코 광장을 무대로 펼쳐지는 가면 패션이다. 창의적이고 환상적인 의상을 입은 수많은 참여자들이 산마르코 광장을 돌아다니며 자신의 가면과 의상을 한껏 뽐내며 관객들에게 포즈를 취한다. 산마르코 광장은 거대하고 우아한 야외 가면 패션쇼를 방불케 한다. 독특한 의상과 창조적인 가면 복장을 입은 참가자가 나타나면 관광객들이 사진을 찍고 세련된 포즈에 탄성을 터트리고 찬사를 던지는 산마르코 광장은 지상의 세계와 다른 별천지를 이루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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