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충동 포장마차 친구
모충동 포장마차 친구
  • 충청타임즈
  • 승인 2008.04.11 23: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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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재일기자의 '주말 맛기행'
매콤·칼칼한 닭발 주당 유혹

입 속 닭발 굴려가며 잔뼈 추려가는 재미 일품

발도 찾지만 입도 찾는다.

퇴근 후 건물 숲을 헤매다가 우연히 들어간 음식점은 발이 이끌었겠지만, 그 집을 계속 생각나게끔 하고 또 그 집으로 향하게 하는 것은 분명 입일 것이다.

실내 포장마차 친구(대표 김효기)는 떨어지는 빗방울이 토닥토닥 고단한 하루를 안마하는 소리를 안주삼아 일상의 노곤함을 털어버리기에 안성맞춤인 곳이다.

흡사 여느 잔칫집에라도 온 듯 항상 왁자지껄하고 편한한 분위기의 친구(청주시 흥덕구 모충동 5003·전화 043-265-7942)는 잠시 무거운 몸을 맡기고 마음마저 따뜻하게 데워 갈 수 있는 곳으로 정겨움이 듬뿍 묻어난다.

거기에 다양한 가격대의 20여 가지의 음식과 안주류는 샐러리맨들의 입을 유혹하기에 부족함이 없다.

이곳의 주력 메뉴는 다름 아닌 닭발이다.

마늘, 생강, 후추, 고춧가루 넣고 버무린 닭발은 빨간 양념으로 범벅이다.

닭발 하나 입에 물고 쪼옥 빨아 당기면 손에 남는 건 통뼈 하나. 입 속에 갇힌 닭발을 이리저리 굴려가면서 잔뼈를 추리는 일이 귀찮긴 하다. 그래도 매운맛의 중독성 때문에 먹는 수고로움도 마다하지 않는다. 편하게 먹는 음식이 맛있다면 고기를 먹지, 불편을 감수하면서까지 닭발에 열중하지는 않는다.

뼈 없는 닭발을 시키면 되지만 왠지 불편하고 양이 적어야 맛있게 느껴진다. 입 안에서는 어느새 불이 나고 매워서 소주 한잔. 한잔 마셨으니 안주삼아 다시 닭발을 입에 문다.

닭발은 양념이 맛을 좌우하지만 닭발의 크기도 맛에 영향을 끼친다. 너무 큰 닭발은 맛이 없다. 삶아도 질기기만 하다. 크지도 작지도 않은 중간 사이즈가 맛내는데는 딱 좋다.

게다가 서비스로 함께 나오는 콩나물국은 매운 속을 시원하게 달랜다. 특별한 재료 없이 끓인 이 맛이 여러가지 재료 들어간 여느 찌개보다 맛이 좋다니 이게 바로 손맛이 아닌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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