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담의 여왕 전화 한통화면 '재계약 OK'
상담의 여왕 전화 한통화면 '재계약 OK'
  • 충청타임즈
  • 승인 2008.03.17 23: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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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협약 1년 맞은 제일화재해상보험 청주콜센터
주부 권숙영씨 텔레마케터로 인생 2막
능력 인정… 입사 열달만에 파트장 맡아
청주시 기업유치로 일자리 수혜 큰보람

전업주부에서 텔레마케터로 제 2의 인생을 시작한 권숙영 제일화재 청주콜센터 인터넷영업팀 파트장이 고객과 상담전화를 하며 환하게 웃고 있다./유현덕기자
"안녕하세요. 제일화재 인터넷 온라인 자동차보험 권숙영입니다. 번 차량 보험이 만기돼 절차 안내를 위해 전화 드렸습니다."

권숙영 제일화재 청주 콜센터 인터넷영업팀 파트장(38·텔레마케터)은 만기일이 된 고객들에게 상냥한 전화를 거는 것으로 하루일과를 시작한다.

지난해 4월까지 전업주부였던 권씨는 요즘 일할 수 있는 공간이 생긴 것에 대한 행복감과 일하는 재미에 쏙 빠져 있다.

권씨가 하는 일은 자동차보험상품 안내와 상담. 더 중요한 것은 계약 만기일을 앞둔 고객들이 재계약 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단순 상담외에 '재계약' 성과를 올리는게 권씨의 주업무다.

입사 10개월째를 맞은 얼마전부터는 텔레마케터 7∼8명을 관리하는 파트장까지 맡았다.

권씨는 입사초기 한 동안 '바닥'을 쳤으나 지난해 12월부터 3개월 동안 계약실적 1위를 기록했다.

남편과 지인들이 도움을 준데다 '관록'이 보태진 결과였다. 덕분에 요즘 그녀의 월급은 공무원 17년차인 남편보다 두둑하다. 가정에서 '역학관계()'가 역전됐다고 하기엔 이르지만 어쨋든 '어깨'가 으쓱해졌다. 직장에서 능력으로 인정받고 '가계부담'에서 벗어난 권씨는 그래서 '일과 직장'의 중요함을 새삼 터득했다.

권씨는 "전업주부였을 땐 두 아들이 학교 끝날 때를 기다렸다 간식을 먹여 학원에 보내고, 다시 남편 퇴근만 기다리는 일을 반복했다"며 "재취업 후에는 주어진 일에 최선을 다하다 보니 '파트장'이라는 직책도 맡고, 생활에 여유도 생겨 제 2의 인생을 사는 느낌"이라고 말했다.

권씨가 처음 콜센터 문을 두드린 것은 지난해 4월.

청주시가 제일화재 콜센터를 유치했다는 소식을 듣고 혹시나 싶어 공채원서를 냈는데 합격통지를 받았다. 6주 과정의 직무교육을 마친 후 1기생으로 입사한 권씨는 동료 대부분이 20대, 30대 초반이어서 고참급에 속한다.

권씨는 "직장을 구하려 여러차례 원서를 내봤지만 번번이 '쓴잔'을 마셔 속상했던게 한두번이 아니었다"며 "입사후 2∼3개월은 일이 힘들어 남편에게 그만두고 싶다는 말도 자주했지만 어렵게 얻은 기회라는 생각에 그때마다 마음을 다잡았다"고 술회했다.

한차례 상담으로 계약이 성사되기도 하지만, 보통 3∼4차례에서 7∼8차례씩 전화, 팩스, 이메일을 보내야 마무리되는 경우가 허다하고, 그나마 시큰둥한 반응을 보이는 일도 흔하기 때문이다.

일이 궤도에 오른 권씨는 요즘 욕심이 커졌다고 한다. 고객이 조금씩 늘어 2∼3년 후에는 월 1억원 정도의 계약(매출) 성과를 내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이럴 경우 월 소득은 700∼800만원 수준.

그녀는 "계약 매출액이 점점 늘고 있어 앞으로는 월 1억원에 도전해 회사 콜센터 전체에서 1등을 하고 싶다"며 "처음엔 아이들 학원비와 집장만하는데 보태려고 시작했지만, 이젠 내사업이다 생각하니 승부를 걸어야겠다는 욕심이 생겼다"고 말했다.

권씨는 이어 "기업유치란 말이 흔히 쓰이고, 중요하다지만 정작 수혜자가 될 줄은 몰랐다"며 "회사 맏언니 역할을 제대로 해내는 것이 일자리를 마련해 준 분들을 위한 역할 아니겠냐"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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