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대폰 폭발사망, 사실 아니다
휴대폰 폭발사망, 사실 아니다
  • 충청타임즈
  • 승인 2007.11.29 22: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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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량 친후 거짓말

국내 최초의 ‘휴대전화 배터리 폭발사건’이 하룻만에 해프닝으로 끝났다.

▲ 휴대전화 배터리 폭발로 추정되는 사망사고를 수사 중인 충북 청주 흥덕경찰서가 29일 오후 '휴대전화 배터리 폭발사건’의 용의자인 권모씨를 긴급체포해 조사를 벌이고 있다.
지난 28일 오전 7시30분께 충북 청원군 부용면 문국리 A산업 채석장에서 발생한 30대 인부 사망사건을 수사 중인 충북 청주 흥덕경찰서는 휴대전화 배터리가 폭발하면서 사망한 것으로 알려진 서모씨(33)는 동료 인부 권모씨(58)가 운전하던 건설차량에 치여 숨진 것으로 밝혀짐에 따라 이르면 30일께 권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할 계획이다.

흥덕서는 29일 오후 이 사건을 최초로 119에 신고한 권씨를 긴급체포해 조사를 벌여 권씨로부터 “건설장비를 조작하던 중 서씨를 치었고 서씨의 휴대전화가 충격을 받아 발화된 것으로 보인다”는 진술을 받아냈다.

이에 따라 휴대전화 배터리 폭발이 사망의 직접적인 원인이었다는 언론보도는 모두 오보로 드러났고, 휴대전화 제조사의 주가 폭락과 네티즌의 불안감 확산, 휴대전화의 안전성 논란 등으로 일파만파 번진 이번 사건은 해프닝으로 막을 내릴 전망이다.

경찰은 서씨의 사체를 부검한 결과 폐를 비롯한 장기가 심하게 손상됐고 왼쪽 상박과 오른쪽 네째 손가락 등이 골절된 점 등으로 미뤄 휴대전화 배터리 폭발이 직접적인 사인이 아닌 것으로 판단, 이 사건을 처음 신고한 권씨를 소환해 조사를 벌였다.

사건 직후 권씨는 “숨진 서씨와 함께 있다가 폭약을 가져오기 위해 잠시 사무실에 들른 사이 서씨가 사망해 있었다”고 진술했었으나 이날 경찰 조사 결과 작업장에서 궤도차량의 일종인 유압드릴 중장비를 운전하던 중 차량 뒤편에서 후진 상황을 봐주던 서씨를 치어 숨지게 한 것으로 드러났다.

권씨는 경찰에서 “중장비를 움직이던 도중 서씨가 시야에서 갑자기 사라져 뛰어가보니 (서씨가)피를 흘리며 쓰러져 있었고 옷에 불이 붙어 있었다”며 “순식간에 벌어진 일이고 죄가 밝혀질 것이 두려워 배터리가 폭발해 서씨가 숨졌다고 거짓말한 것”이라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사건을 중국에 이은 세계 두 번째 휴대전화 폭발사고로 단정했던 일부 언론은 결국 국민적 불안감만 키웠다는 비난을 면치 못할 것으로 보인다.

경찰 관계자는 “사체의 가슴 부위에 화상이 있긴 하지만 갈비뼈와 척추, 팔, 손가락 등이 골절돼 있고 옆구리에 멍 자국이 있는 점 등으로 미뤄 휴대전화 배터리 발열은 직접적인 사인과는 거리가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며 “용의자를 상대로 당시 상황과 범행을 은폐하게 된 이유 등을 집중추궁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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