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갈등에 … 대형·대학병원 경영난 심각
의료갈등에 … 대형·대학병원 경영난 심각
  • 이용주 기자
  • 승인 2024.04.14 18: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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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대병원 전공의 집단사직 후 재원환자 40% 등 감소
월 평균 수입 80억원 `뚝' … 지방 사립대병원 문 닫을 판
첨부용. 위 사진은 본 기사와 관련없음. /사진=뉴시스
첨부용. 위 사진은 본 기사와 관련없음. /사진=뉴시스

 

의대 정원 2000명 증원과 관련 의료갈등이 장기화 되면서 충북대병원 등 대학병원들이 심각한 경영난에 직면하고 있다.

대한병원협회가 전국 500병상 이상 수련병원 50곳을 대상으로 경영 현황을 조사한 결과 지난 2월 전공의들이 병원을 떠난 후 병원당 의료수입은 평균 84억7670만원 감소했다. 특히 1000병상 이상 의료기관의 의료수입은 전년 대비 19.7% 줄었다.

충북대병원도 경영난이 심각하다.

이 병원은 전공의가 떠난 2월 후부터 의료 수입이 월 평균 80억원 정도씩 감소하고 있다. 현재 병원측은 자체적으로 긴축예산을 운영하고 있다. 충북대병원은 상반기 운영자금 부족으로 기존 차입금 300억원에 추가로 200억원을 차입한 상태다.

하지만 고정비율이 높은 의료업의 재무구조상 운영자금 단기 차입금도 6월이면 소진될 가능성이 높다.

충북대병원 관계자는 “현재 사태가 해결되지 못하고 계속될 경우, 병원 경영난 해소를 위해 인력 재조정 및 대량의 추가 차입이 필요할 수도 있다”며 “최악의 경우 충북지역의 의료 질 수준을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 올지 모른다”고 심화하고 있는 경영난을 전했다.

충북대병원은 전공의 집단 사직 이후 재원환자 수가 평균 40% 감소했다. 외래환자 수(14%), 수술건수(50%)와 응급실 내원 환자 수도 평균 60% 줄었다. 병상가동률 역시 50%대로 떨어진 상황이다.

전공의 의존도가 높은 이른바 의료 `빅5'를 비롯한 대형병원들도 경영난을 호소하고 있다

전공의들이 병원을 떠난 후 `빅5' 병원은 하루 10억원 이상의 적자를 보고 있다. 서울아산병원은 최근 한달 간 511억원 손실을 봤다. 의료갈등이 연말까지 지속하면 순손실이 46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예측됐다.

경영난이 심화되면서 서울아산병원, 세브란스병원, 서울대병원은 비상 경영을 선언하고 무급휴가 등에 들어갔다. 특히 서울아산병원은 오는 19일까지 일반직을 대상으로 희망퇴직 신청을 받아 다음달 31일 시행하기로 했다.

지방 사립대병원에서는 머지않은 시점에 문을 닫는곳도 나올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지역의료의 한 축을 담당하는 지방 사립대병원은 지방의 환자들이 수도권 대형병원으로 몰리면서 만성적인 적자에 시달려왔다. 경영이 부실한 지방 사립대병원들은 `빅5' 병원처럼 낮은 금리로 마이너스 대출을 받기도 쉽지 않다. 대출 자체가 막혀있기 때문이다.

의료계 관계자는 “만성화된 저수가 속에서 전공의들이 병원으로 돌아오지 않으면 구조적 적자를 벗어날 방법이 없다”며 “구조조정을 하고 파산하는 2~3차 병원이 20여곳에 이를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용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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