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러시아 선박·기관·개인 독자제재…러북 협력 겨냥
정부, 러시아 선박·기관·개인 독자제재…러북 협력 겨냥
  • 뉴시스 기자
  • 승인 2024.04.02 15: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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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보리 제재 위반, 군사물자 운송·北 IT인력 러 송출 관여
정부 "필요시 추가조치"…美국방부 "북러 협력 계속 번창"



정부가 러북 군수물자 운송에 관여한 러시아 선박 2척과 북한 핵·미사일 개발 자금 조달을 도운 기관 2곳 및 개인 2명을 독자제재 대상으로 지정했다.



외교부와 해양수산부, 기획재정부, 금융위원회는 2일 이같은 대북 독자제재 대상 지정 방안을 발표했다.



이번에 제재 대상에 오른 선박 2척은 레이디 알(LADY R, 9161003)과 앙가라(ANGARA, 9179842)이다. 이들 선박은 다량의 컨테이너를 싣고 러시아와 북한을 오가며 군수물자를 운송했다.



러북 무기 거래를 포함한 군사협력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 위반이자 한반도를 넘어 전세계 평화·안정을 심각하게 위협하는 행위로, 정부와 국제사회는 러북 간 군사협력을 중단할 것을 지속 촉구해왔다. 정부는 필요 시 추가 조치를 계속 검토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기관 2곳은 인텔렉트 LLC(Intellekt LLC)와 소제이스트비예(Sodeistvie)이다.



개인 2명은 해당 기관 대표인 세르게이 미하일로비치 코즐로프(Sergey Mikhaylovich Kozlov) 인텔렉트 LLC 대표와 알렉산드르 표도로비치 판필로프(Aleksandr Fyodorovich Panfilov) 소제이스트비예 대표이다.



인텔렉트 LLC와 이 회사 대표는 북한 IT 인력의 러시아 내 활동을 위해 필요한 신원 서류를 제공함으로써 북한 국방과학원의 외화벌이 활동을 도왔다.



소제이스트비예와 이 회사 대표는 편법으로 북한 노동자의 러시아 입국·체류를 지원하는 등 북한 노동자 러시아 송출에 관여했다.



안보리 결의에 따라 모든 유엔 회원국들은 자국 내 북한 노동자를 본국으로 송환해야 한다.



그러나 지난달 21일 발간된 유엔 안보리 북한제재위 패널보고서에 따르면 최근 2년간 고용주가 북한 노동자를 불법 고용한 혐의가 드러난 법원 기록이 약 250건 있으며 이 중 최소 4건은 북한 노동자에게 노동 허가가 발급됐다. 하바롭스크의 한 건설회사가 최소 58명의 북한 노동자를 고용하고 있다는 정보를 입수했다고도 적시했다.



정부가 러북 간 불법적 협력 행위에 독자제재를 가한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다만 러시아의 거부권 행사로 북한에 대한 유엔 안보리의 대북제재 결의 이행을 감시하는 전문가패널의 임무 연장이 중단된 후 이뤄졌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국제사회는 북한으로부터 대량 무기를 사들이며 안보리 대북 제재 결의안을 위반하고 국제적 지탄을 받아 온 러시아가 자국의 위반 사항이 패널 보고서에 자세하게 공개되는 것을 막기 위해 거부권을 행사한 것으로 보고 있다.



사브리나 싱 미국 국방부 부대변인은 1일(현지시각) 정례 브리핑에서 "우리는 (북한과 러시아의) 협력이 계속 번창한다고 평가한다. 북한은 러시아에 무기를 계속 지원한다"며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에서의 전쟁을 이어가기 위해 북한, 이란 같은 파트너 국가에 계속 손을 내미는 모습을 본다"고 말했다. '번창'의 의미로는 협력이 계속 증가한다는 뜻을 꼽았다.



이번 제재 대상은 '외국환거래법'과 '공중 등 협박목적 및 대량살상무기확산을 위한 자금조달행위의 금지에 관한 법률'에 따라 우리 국민이 제재 대상과 외환이나 금융 거래를 하기 위해서는 각각 한국은행 총재 또는 금융위원회의 사전 허가가 필요하다. 허가를 받지 않고 거래하는 경우 관련 법에 따라 처벌받을 수 있다.



선박의 경우 '선박입출항법'에 따라 국내입항 허가를 받아야만 입항할 수 있다.



외교부는 "러시아가 안보리 결의에 위반되는 군사협력 등 북한과의 일체의 불법 협력을 즉각 중단하고 유엔 안보리 상임이사국으로서 의무를 다할 것을 다시 한번 강력히 촉구한다"면서 "국제사회와 함께 계속 엄정히 대처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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