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세 여아 전원 거부로 사망 열악한 지역 의료현실 반영
3세 여아 전원 거부로 사망 열악한 지역 의료현실 반영
  • 이용주 기자
  • 승인 2024.04.01 20:0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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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 치료 가능 사망률 꼴찌
인구 1천명당 의사 수 14위
응급의료 기관도 `청주 편중'
/그래픽=뉴시스
/그래픽=뉴시스

 

속보=지난달 31일 보은에서 3세 여아가 상급병원의 진료를 받지 못하고 사망한 것(본보 1일자 3면 보도)과 관련, 지역 의료계의 열악한 의료 환경이 반영된 사고였다는 분석이 제기되고 있다.

김영환 충북지사는 1일 이 사고와 관련 “상급병원으로 제때 이송됐더라도 3살 아이의 목숨을 구할 수 있었을지는 모르지만, 이번 사고는 필수·응급 의료체계의 사각지대에 있는 충북의 현실이 고스란히 반영된 사고”라고 말했다.

실제 지난 2022년 기준 충북의 경우 인구 10만명 당 치료 가능 사망자 수 50명으로 전국 17개 광역단체 가운데 가장 많았다.

반면 인구 1000명당 의사 수는 1.57명으로 14위에 그쳤다. 의사 수가 적어 제때 치료받지 못하고 사망하는 도민이 적지 않다는 얘기다.

지역별 응급의료기관 편차도 뚜렷하다.

충북연구원 의료서비스 현황 분석을 보면 도내 응급의료기관은 권역응급의료센터 1개, 지역 응급의료센터 5개, 지역응급 의료기관 9개, 응급의료기관 외 응급실 운영기관 6개 등 21개다. 이중 7개가 청주에 집중돼 있다.

보은군을 비롯해 증평·단양군은 15㎞ 이내에 응급의료기관이 없다.

3살 여아가 응급처치로 맥박이 돌아왔지만 인근에 응급의료기관이 없어 청주와 대전,천안,경기도 등 상급 종합병원으로 전원을 찾아 헤맨 이유다.

김 지사는 이와관련 “몸이 아플 때 자신이 사는 곳에서 적절한 치료를 받도록 하는 게 생명을 지키는 첫 단계이고, 그 중심에 의사가 있다”며 “치료 가능 사망률 전국 1위를 기록한 충북에 있어 적절한 규모의 의사를 확보하는 게 의료 환경을 개선하는 지름길”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보은 3세 여아 사망사고와 관련 상급병원으로 전원 조치가 됐더라도 소생 가능성이 높지 않았을 것이라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특히 의료계에서는 의료 공백과는 직접적 연관성이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배장환 충북대병원·의대 비상대책위원장은 “맥박이 돌아오기까지 많은 시간이 소요됐는데 사실 심장이 다시 뛴다는 것도 확실치 않은 상태”라며 “소생 가능성이 굉장히 낮았기 때문에 40분 정도 걸리는 충북대병원으로 옮길 수 있는 상황은 아니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용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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