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소 최다 배출 철강산업 살려야 한다
탄소 최다 배출 철강산업 살려야 한다
  • 이영진 충청생태산업개발센터 탄소중립위원장 지니플㈜ 대표이사
  • 승인 2024.01.09 16: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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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제로(NET ZERO)칼럼
이영진 충청생태산업개발센터 탄소중립위원장 지니플㈜ 대표이사
이영진 충청생태산업개발센터 탄소중립위원장 지니플㈜ 대표이사

 

탄소중립 시대를 맞아 경제성장의 중심 역할을 했던 철강산업이 새로운 위기에 직면해 있다.

철강산업은 한국경제 성장의 가장 큰 주춧돌 역할을 해왔다. 매년 6월 9일을 철의 날로 정해 기념하고 있다.

그날은 바로 국내 최대 제철소 포항제철 제1용광로에서 첫 쇳물이 흘러 나온 날이다.

산업의 쌀로 불리던 철은 조선업, 자동차산업은 물론 가전제품 등 제조업 성장에 큰 밑거름이 됐다. 지금도 철이 없으면 휴대전화나 TV도 만들 수 없다.

철이 없는 일상생활이란 감히 생각할 수 없다.

그런 철이 탄소중립시대를 맞아 위기를 맞고 있다. EU가 지난해 10월부터 철강 수입품에 추가 관세격인 탄소국경조정제도(CBAM)를 본격적으로 시행할 준비에 돌입했기 때문이다.

전환 기간이 끝나는 2026년부터 수출품 제조 과정에서 EU 기준을 넘어선 탄소배출량에 대해 배출권(CBAM 인증서)을 구매해야 한다. 제조·공정 과정에서 가장 많은 이산화탄소를 배출하는 철강산업은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다.

1톤당 50달러의 탄소국경세가 부과되며 연간 32억달러의 수출이 줄어든다고 한국은행은 전망하고 있다.

전체 철 공정에서 이산화탄소는 어떤 공정에서 배출되나. 가장 문제가 되는 부분은 용광로에서 쇳물을 만드는 공정이다. 강철을 만들려면 철광석에서 철을 추출해야 한다. 철 원자는 철광석의 산소와 결합, 산화돼 녹슨 상태로 붉게 보인다. 그런 철 원자에서 산소를 분리할 때 환원제로 쓰이는 게 석탄의 일종인 코크스다. 코크스는 유연탄을 공기가 차단된 오븐에 넣고 1000°C 정도로 가열해 만든 순수한 탄소 덩어리다. 용광로에 철광석과 코크스를 놓고 2000°C로 가열하면 탄소를 대량 함유한 선철이 쇳물로 나온다.

이 과정에서 코크스의 탄소와 철광석 산소가 결합해 유독성 일산화탄소와 대량의 이산화탄소가 만들어져 대기로 방출된다. 또 쇳물에 산소를 통과시키면 다시 산소가 일부 탄소를 뺏으면서 강철로 바뀌는데 이때 이산화탄소가 추가로 배출된다.

그래서 철강산업은 제조업 중 가장 많은 이산화탄소를 배출하는 업종이고 포스코는 가장 많은 이산화탄소를 배출하는 기업이 됐다.

제철과정에서 이산탄화탄소 배출을 획기적으로 줄이는 제철 공정이 관심을 끌고 있다. 바로 `수소환원 제철기술'이다. 기존 제철과정에서 이산화탄소 배출의 근본 원인이 환원제로 쓰이는 코크스 대신 수소를 사용하면 철광석의 산소와 결합해 수증기로 배출되는 원리다. 여기에 전기로에 사용되는 전기생산에 화력발전소가 아닌 태양광 풍력 등 재생에너지를 이용하면 이산화탄소 배출없는 완벽한 공정이 된다.

철강제조 강국 스웨덴을 비롯, 독일 오스트리아 등 EU 주요국은 이 기술개발에 적극 참여하고 있다. 미국, 일본도 수소환원제철기술 개발과 대규모 설비투자를 추진 중이다. 우리도 2030년까지 100만t급 수소환제철기술을 개발하겠다는 계획을 갖고 있다.

국내 철강산업도 기존 제철생산 구조를 친환경 수소 등으로 획기적으로 전환해야 CBAM의 직격탄을 피할 수 있다.

기업인들도 탄소감축 요구와 글로벌 수요 부진에 대응하기 위해 적극적인 투자와 세제 지원정책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하루가 다르게 변하는 세계적인 탄소감축 정책을 거스르거나 획기적인 정부대책 마련이 늦어진다면 미래 세대에 큰 빚을 남기게 된다. 철강 수출에도 커다란 걸림돌이 될 것이다. 하루라도 앞당겨야 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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