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전수칙 무시 감독소홀이 화(禍)불러
안전수칙 무시 감독소홀이 화(禍)불러
  • 안병권 기자
  • 승인 2007.10.22 00:3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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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진, 동부제강 부두공사장 참사
충남 당진군 송악면 고대리 동부제강 부두공사장 붕괴사고로 실종된 5명의 작업인부들 가운데 4명의 시신이 인양됐다.

이들은 모두 바닷속에서 무너진 콘크리트 잔해에 깔려 있다가 크레인을 동원한 태안해양경찰서의 수색작업 끝에 사흘만에 발견, 인양됐다.

태안해경은 21일 아침 6시부터 시작된 수색작업을 통해 이날 오후 2시50분께 실종자 5명중 첫 번째로 중국인 여모씨(36)의 사체를 바닷속 콘크리트 잔해속에서 발견, 인양하는데 성공했다.

이어 오후 3시20분께는 김모씨(56), 20여분 뒤에는 최모씨(37), 오후 4시10분께는 황모씨(29)의 사체를 인양했다. 이들은 모두 바닷속 콘크리트 잔해 속에서 발견됐으나 실종자 고모씨(68)는 이날 수색에서도 발견하지 못했다.

태안해경은 119와 민간구조요원, 동부제강 잠수부 등과 함께 크레인을 동원, 높은 파도와 만조 등의 어려움을 겪으며 수색작업을 벌여 4명의 시신을 인양한 후 날이 어두워 오후 6시께 수색작업을 중단, 22일 오전부터 고씨에 대한 수색작업을 재개할 방침이다.

태안해경은 실종자 수색작업과 함께 거푸집에 대한 인양작업을 완료하는 대로 부실공사와 안전관리 소홀 여부 등 콘크리트 붕괴원인에 대해 강도 높은 수사를 벌일 예정이다.

충남 당진군 동부제강 부두 건설현장에서 붕괴된 거푸집은 가로 10m, 세로 5m, 높이 4m의 크기의 대형 콘크리트 안벽공으로 지난 19일 오후 5시40분께 작업인부 8명이 타설작업을 하던 중 붕괴, 5명이 실종됐었다.

문제의 3선석 접안시설에는 270억여원이 투입돼 내년 12월 말까지 접안시설 280m를 추가로 시설할 계획이었으며, 공정의 절반가량이 진행됐다.

◇ 안전불감증이 사고 원인

사고난 인부들의 정상적인 작업량은 하루에 대형 콘크리트 구조물 하나를 설치할 수 있는 게 전부. 그러나 사고가 난 19일에는 오전부터 많은 비가 내려 작업이 불가하다는 연락을 받았으나 날씨가 맑아지자 시공업체측이 작업을 강행해 인부들이 시간에 쫓기면서 일몰 시간대인 오후 5시40분까지 무리하게 진행했다. 주변 기상조건도 풍랑주의보가 내려질 만큼 작업을 하는데 악조건이었다.

이런 상황에서 레미콘 20여대분이 들어가는 거푸집에 동시에 타설, 용량을 견디지 못하고 거푸집이 밀려나가면서 인부들이 바다에 추락한 것으로 보인다.

절반을 타설한 후 양생의 결과에 따라 나머지 분량을 타설 하는게 정상적인 방법임에도 불구하고 오후 2시에 작업을 시작해 무리하게 하루의 작업량을 채우려 했던 게 사고의 직접적인 원인이다.

사고 현장에는 실종자 가족들이 모여 현장감독 소홀의 문제를 지적하며 온 종일 절규했다.

사고 전날까지 현장에서 일했던 한 근로자에 따르면 "전용부두 구조물 공사를 하면서 이제까지 안전용 구명조끼를 입은 적이 한번도 없었다"면서 "추락한다면 바다 수심이 10m에 달해 항상 사고에 노출돼 있었다"고 말했다.

실제로 동부제강 전용부두 토목현장 어느 곳에도 해상작업과 관련한 안전수칙은 찾아볼 수 없었다. 주민과 현지 관계자들은 실종자들이 거푸집이 무너지면서 콘크리트와 함께 매몰됐는데도 초등 대처가 미흡해 사체 인양이 늦어졌다며 분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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