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름위 거닐 듯 '유쾌·통쾌·상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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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인섭 기자
  • 승인 2007.10.12 23:5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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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당산성 정상 '출렁다리' 등산패턴 바꿔
상당산성∼것대산 사이 산성고개 정상에 놓여진 길이 43m 짜리 '출렁다리'가 청주 인근 산을 찾는 등산객들과 산악자전거 동호인들의 등산 패턴을 바꿨다.

우암산(353m)∼상당산성(상당산·491m) 구간과 김수녕양궁장∼낙가산(481m)∼것대산(459m) 코스는 청주시민들이 즐겨 찾는 양대 등산로이자 별개의 코스였으나 출렁다리는 양쪽을 '어깨동무'해 껴안았다. 지난 6월 폭 1.5m, 길이 43m, 높이 15m 규모의 출렁다리가 놓이기 전에도 일부 등산매니아들은 낭떠러지 구간을 오르내려 도로를 횡단하는 방식으로 즐기긴 했지만 불편이 컸다.

다리가 놓이자 이곳을 찾는 이들은 김수녕 양궁장을 출발해 낙가산, 것대산, 상당산성을 도는 왕복 4시간30분∼5시간 코스로 산행이 길어져 그'맛'을 더한다고 입을 모은다.

3·1 공원, 보현사, 율량동 상리 등 출발지점에서 우암산이나 백화산(247m)을 지나 상당산성을 오르던 이들도 내친김에 낙가산, 것대산까지 향하는 일이 일반화됐다.

이병훈씨(46·회사원)는 "굳이 먼곳을 찾지 않아도 도심 인근에 너댓시간을 오를 수 있는 새로운 등산코스가 생긴거나 마찬가지"라며 "들인 예산은 1억여원에 불과하지만 등산객들이 느끼는 효과는 몇십배가 될 것이라는 생각"이라고 말했다.

산악자전거 동호인들 역시 '환상의 코스'가 만들어졌다며 반겼다.

주로 토요일 오후나 평일 야간 라이딩을 즐기는 동호인들은 명암저수지 뒤편 것대산 초입에서 정상을 지나 상당산성을 오르는 구간이 쉽지 않았으나 다리가 놓여 훨씬 수월해졌다고 말한다. 토요일은 오후 1시쯤, 평일은 밤 9시30분쯤 것대산 초입에 모여 정상을 오른 후 하산하는 1시간30분 안팎의 코스를 탔던 이들은 상당산성을 돌아 4∼5시간씩 페달을 밟을 수 있게 됐다고 한다.

송모씨(42·회사원)는 "청주권 동호인들은 멀리 가지 않아도 것대산과 상당산성을 잇는 환상의 코스를 즐길 수 있게 됐다"며 "중급 정도면 난코스 1, 2곳을 제외한 전 구간에서 자전거를 타며 야경을 내려 보는 맛을 느낄 수 있다"고 말했다.

이 코스가 시민들과 가까워지면서 요즘엔 삽을 가져와 장맛비에 이곳 저곳 파인 파인 곳을 메우는 일이나, 산악자전거 동호인들이 등산로 주변 잡초를 깎아 훤하게 바꿔 놓은 모습도 종종 볼 수 있게 됐다.

이정식씨(45·증평군 증평읍)는 "시청에서도 관리를 하겠지만 요즘엔 야전삽을 가져온 이들이 등산로를 보수하는 장면을 종종 목격한다"며 "산을 아끼는 모습과 함께 화장실, 목계단, 안전로프 등 편익시설도 눈에 띄게 늘어 더욱 정감있는 명소가 됐다"고 말했다.

김주원씨(41·블루이글스 MTB동호회 총무·공무원)는 "등산객 편의와 회원 안전을 위해 땅이 파이면 흙을 가져다 메우고, 예초기로 풀을 깎아내는 등 코스 관리도 신경을 쓰고 있다"며 "회원들이 산을 즐기는 만큼 아껴야 한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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