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성민원에 휴직하는 공무원 속출
악성민원에 휴직하는 공무원 속출
  • 이선규 기자
  • 승인 2022.10.23 18:5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폭언·욕설은 예사 … 폭행·기물파손 등 비일비재
충주시 139명 중 20~30%가 도피형 … 사직도

# 지난 6월 충주시 칠금금릉동행정복지센터에서 근무하던 9급 공무원 A씨(여·20대)가 갑자기 퇴직했다. 9급 공무원 시험에 합격해 근무한지 채 1년도 안된 새내기 공무원이었다. A씨는 최근 6개월 전부터 악성 고질민원에 시달리고 있었다. 이 민원인은 공직사회에 소문이 난 악질 민원인으로 닥치는대로 행정정보 공개 요청을 하는 등 A씨를 괴롭혀 왔다. 거듭된 민원에 견디지 못한 A씨는 결국 공직의 꿈을 접고 사직을 선택했다.

폭언과 욕설, 떼쓰기 등 악성 민원에 시달리다 못해 휴직하는 공무원이 속출하고 있다.

23일 충주시에 따르면 올들어 현재까지 휴직 공무원은 139명으로 충주시 전체 직원 1494명의 9.3%를 차지한다.

유형별로는 질병 41명, 육아 94명, 가족 돌봄 3명, 연수 1명이다.

문제는 이 통계에 잡히지는 않지만 질병과 육아 명분의 휴직자 135명 가운데 20~30% 가량은 악성 민원과 연관이 있는 것으로 시는 파악하고 있다.

악성민원을 사유로 하는 휴직이 불가능하다보니 질병이나 육아 핑계를 내세워 휴직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는 것이다.

게다가 A씨 처럼 고질적인 민원을 견디지 못해 사직하는 공무원도 적지 않다.

공무원이 휴직이나 퇴직을 선택할 만큼 민원인의 괴롭힘은 다양하다.

폭언과 욕설은 예사고 술에 취해 사무실로 찾아와 협박하고 물건을 부수는 경우도 허다하다.

전화를 걸어 30~40분, 심지어는 1시간 이상 항의와 읍소, 폭언을 반복하는 행위도 비일비재하다.

실제 지난해 충주시가 파악한 대민부서 직원들의 피해 건수는 204건에 달했다.

유형별로는 폭언과 욕설 124건, 성희롱 1건, 협박 47건, 폭행 2건, 기물파손 1건, 주취 소란 25건, 공무집행 방해 4건이다.

이 가운데 경찰에 신고하는 등 법적대응한 사례는 17건에 그쳤다.

이와 관련, 조길형 충주시장은 최근 회의자리에서 “악성 폭력 민원으로 직원 휴직 사례가 증가하고 있다”며 “원칙적인 엄중 대응을 통해 시 조직 전체가 흔들리지 않도록 해 달라”고 당부했다.



/충주 이선규기자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