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협력사 관계 위압적… 신뢰 다져야"
"한국 협력사 관계 위압적… 신뢰 다져야"
  • 충청타임즈
  • 승인 2007.08.28 23: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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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리버 윌리엄슨 UC 버클리대 교수
"한국 기업들 사이에 위압적이고 위계적인 분위기가 팽배해 있다는 인상을 받았습니다. 신뢰를 기반으로 한 기업간 상생협력 관계가 서로의 경쟁력을 강화시켜 장기적으로 더 높은 수익을 가능케 한다는 것을 명심해야 합니다."

지난 24일 열린 '대·중소 기업 상생협력 국제컨퍼런스' 참석차 방한한 '거래비용이론'의 대가 올리버 E. 윌리엄슨 미국 UC 버클리대학교 교수는 "(대기업과 중소기업간) 위압적 계약관계보다 신뢰에 기반한 계약이 더 효율적"이라고 지적했다.

거래비용 이론은 거래비용 최소화 관점에서 기업간 계약관계와 경제 주체들의 행위를 설명한다. 그는 대기업-협력업체 간 관계양상과 거래비용에 따라 기업 성패의 명암이 엇갈린다고 말했다.

한 예로 그는 일본의 자동차 회사 도요타의 외주화 전략을 소개했다. 그는 1980년대에 세계 1위 자동차 회사로 등극한 도요타 등 일본 주요 기업들과 협력업체들 간 관계에 대해 조사를 실시한 바 있다.

도요타는 일반 범용 기술과 핵심 경쟁 기술을 구분해 후자에 대해서는 적극 외주화하는 쪽을 추진했다. 그는 "덕분에 도요타는 자사 비용을 절감할 수 있었을 뿐더러 일본 중소기업의 성장도 함께 꾀하는 결과를 낳을 수 있었다"고 평가했다.

반면, 같은 시기 포드사 등 미국 자동차 회사들이 기존의 높은 시장 점유율만을 믿고 중소 기업와의 관계에서 고압적인 자세로 일관했다.

미국 시장 점유율이 낮아지자 미국 자동차 회사들은 좀 더 많은 부품들을 외주사에 맡겨야 한다는 걸 깨달았지만, 이미 협력관계를 맺을 기술력 있는 중소기업은 얼마 남지 않은 상황이었다. 자사 인력 구조조정에도 큰 고통이 따랐다.

윌리엄슨 교수는 "예전엔 대기업들이 자신만만하게 빚까지 끌어들여 중소기업을 차입인수(LBO)하고 자신의 덩치를 키우는 데에 급급했다"고 지적했다. 이후 경쟁이 첨예해지면서 기동성 있게 새로운 기술을 개발해야했지만, 이미 비대해져 버린 조직으로는 시장의 필요를 충족시킬 수 없게 됐다는 것.

그는 대기업-중소기업 간 '상생협력', '신뢰'와 같은 구호가 자칫 공허한 개념으로만 여겨지는 것에 대해 경계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기업간 협력관계가 상호 동반자 관계가 되려면 신뢰가 필요합니다. 그 신뢰는 공동 기술개발이나 품질향상 등 과정을 통해 더 높은 이익을 공유할 때 비로소 가능합니다. 기업간 관계만이 아니라 경영진과 직원 등 관계에서도 마찬가지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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