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지 파괴의 주범, 골프장
산지 파괴의 주범, 골프장
  • 충청타임즈
  • 승인 2007.08.20 08: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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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창 재 사업팀장 <청주충북환경연합>

주변을 둘러보자. 어디를 둘러보더라도 우리는 산을 쉽게 볼 수 있다. 그만큼 우리나라는 산이 많은게 사실이다.

그래서일까. 우리나라 사람들은 산과 들과 강이 파헤쳐지는 것에 대해 그렇게 민감하지 않다. 오히려 넉넉하기까지 하다. '괜찮아, 그래도 산이 이렇게 많은데 뭐 어때'하는 식이다. 우리가 쉽게 볼수 있는, 지금 남아 있는 산들은 보전해왔기 때문에 가능한 것일까. 그렇지 않다. 개발하고 또 개발하고 남은 것들이다. 개발하고 싶어도 지형이 험하여 개발할 수 없는 것들이 남아 있는 것이다. 그러나 이런 산지들조차 마지막 보루의 선이 무너지고 있다. 한 해에 우리나라에서 이루어지고 있는 산지의 형질변경 건수가 2만건에 달한다. 숙박, 레저, 골프장, 도로 등을 개발하면서 수많은 면적의 산림이 사리지고 있다. 그중에서도 최근에 와서 정부의 대중화정책이 뒷받침되고 투기자본이 집중되면서 골프장건설이 산림파괴의 주범이 되고 있다.

지금까지 골프장들은 국토의 약 67%를 차지하고 있는 산지를 대상으로 조성되어왔고 앞으로도 계속될 전망이다. 골프장 개발자들은 농경지 이용의 제한 등 토지이용 규제로 인해 산지가 아닌 지역에서 골프장을 건설할 적절한 장소를 구하기 어렵고, 환경적인 측면에서도 규제를 피하기 위해 산지를 골프장으로 개발하는 것이다. 산지가 대부분 급경사이어서 개발에 적절하지 못한 불리한 입지조건임에도 불구하고 산지가 평지나 구릉지보다 경제적 측면, 사회적인 영향 측면에서 유리하기 때문에 산지를 선택하고 있는 것이다. 특히 계곡을 중심으로 능선으로 둘러싸인 지역에 조성하게 되는데, 이는 골프장을 건설하는데 있어 용수문제를 해결하고 다른 곳에서 비싼 돈을 들여 토석을 가져오지 않아도 토공량의 균형을 맞출수 있기에 적절하기 때문이다.

산지는 능선과 계곡이 교차로 연계되어 있으며 대부분 급경사를 이루고 있고 생태계가 전반적으로 양호하다. 골프장 개발에 적당하지 않은 자연환경을 가지고 있다. 골프장 건설로 과도한 지형훼손에 따른 동·식물의 서식지 훼손 등 원래의 생태계가 사라진다. 생태계의 단절은 물론 파편화현상이 발생한다. 또한 수림을 제거해야 하는데 단순 벌목이 아니라 뿌리까지 제거하고 잔디를 조성하기 위하여 배수 시스템을 포함한 토양을 조성한다. 식물이 생육할 수 있는 토양의 영양분이 제거되고 투수성이 좋은 모래로 대치된다. 비료, 농약을 많이 공급할 수밖에 없다. 녹색사막이 되는 것이다. 또한 그 모든 영향이 계곡의 수려한 생태계에 집중되면서 연결된 하류 하천에까지 단절과 훼손 그리고 오염이 심하게 파급된다. 하기에 수계 생태계가 청정한 곳이나 양호한 수계의 발원지에는 절대 골프장을 건설해서는 안 된다. 결국 생물다양성과 청정한 수계를 유지할 수 없는 즉 원형보존이 어렵다면 골프장의 입지가 될 수 없다. 도내의 시,군마다 골프장 유치가 붐이다. 지자체에서는 생태환경적 가이드라인을 마련하여 후손들에게 물려줘야할 자연환경을 지키는 일을 최고의 덕목으로 삼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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