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 설
사 설
  • 충청타임즈
  • 승인 2007.05.22 09:3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이명박 후보 낙태발언 파문
한나라당 대선 주자중 한명인 이명박 전 서울시장이 며칠 전 낙태와 관련하여 밝힌 의견이 문제되고 있다. 며칠 전 한 보수언론이 보도한 인터뷰 기사에서 이 후보는 "(낙태에 대해서) 기본적으로는 반대인데, 불가피한 경우가 있단 말이에요. 가령 아이가 세상에 불구로 태어난다든지, 이런 불가피한 낙태는 용납이 될 수밖에 없는 거 같아요"라고 했다. 이 기사에 대해 장애우권익문제연구소가 낸 성명처럼 이 후보는 "'낙태할 수도 있는', '죽여도 되는' 존재로 장애인을 바라보고 있다"는 비판을 피해가기 어려운 발언을 했고, 그래서 파문이 일고 있기 때문이다.

이 후보는 자신의 발언파문을 심각하게 생각하여 보아야 한다. 그리고 보수주의자이더라도 생명사상, 민주사상, 평등사상 없이는 대통령이 될 수 없다는 점을 알고 인식의 틀을 심각하게 점검하여야 한다. 장애를 가진 사람과 아닌 사람을 이분법적으로 구분하는 차별적인 생각, "어렵게 사느니 죽는 것이 낫다"는 '생명'을 모르는 듯한 인식태도를 가진 사람을 지금 이 나라에서 지도자로 뽑으려는 사람이 많을 것인가 의문이다. 낙태에 대해 찬성도, 반대도 할 수는 있다. 미국인들은 어느 입장에 서든 생명존중 생각, 평등주의를 기본적으로 부정하고 들어가지 않는다. 우리나라에서는 '불구'라는 단어가, 다른 나라들에서는 'crippled, handicapped'라는 단어가 생각 있는 사람들 사이에서 적극적으로 안 쓰이기 시작한 지 수년이 지났다. '육체적으로 도전 받은' 정도의 뜻을 가진 'physically challenged'라는 단어를 사용하기 시작한, 평등적인 생각을 가진 사람들도 생겨나는 시대이다. '전통, 겸손, 작은 정부, 헌법에의 충실한 지지' 등이 보수주의자들의 덕목이라는데 대통령 후보가 보수주의자라면 그 덕목을 고수하는 후보를 국민들은 기다린다. 보수라는 이름 아래 차별적인 생각, 비 평등적인 시선을 가진 후보를 기다리지는 않는다. 한국에서도, 서양의 여러 나라에서도 차별과 부당함, 불편을 덜기 위해 벌이는 치열한 노력을 들어 보았다면 누구나 미안해 하여야 한다. 정치인은 더 그러해야 한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