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모프 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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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재경 기자
  • 승인 2019.04.08 2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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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의 주장
이재경 국장(천안)
이재경 국장(천안)

 

7일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이 강원도 산불 피해 지역을 위성으로 촬영한 사진을 공개했다. 동해안 속초 지역 일대 산림은 완전히 타버린 듯 까만 색깔로 변해 있었다. 위성 지도에서 녹색으로 보여야 할 산림이 까만 재로 초토화한 것이다.

피해 면적이 무려 530㏊, 축구장 넓이의 740배가 넘는 지역이 불에 탔다. 아직 집계 중이지만 피해액은 지금까지 최대 규모였던 2000년 동해안 산불 때의 1700억원을 훌쩍 넘을 것으로 예상한다.

다행인 것은 발 빠른 대처로 조기 진화와 함께 인명 피해가 사망 1명으로 적었다는 점이다. 소방당국의 침착하고 신속한 초기 대응 덕분이란 평가다.

이번 산불은 지난 4, 5일 강원도 인제, 고성, 속초, 강릉, 동해 등 다섯 개 지역에서 동시다발적으로 발생했다. 더구나 모두 바람이 거센 산간 지역이다. 양간지풍이란 지역 특성의 국지성 바람으로 항상 봄철 산불 발생 때마다 대형 화재가 우려됐다.

청와대가 7일 보도자료를 내고 이번 산불의 진화 과정에 대해 평가를 했다. 청와대는 자료에서 “정부의 총력 대응과 시스템 대응, 적극 대응으로 초대형 산불이 조기 진화되었고 피해도 최소화할 수 있었다”면서 “시스템과 매뉴얼에 입각한 정부의 체계적인 대응이 작동한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재난 컨트롤 타워로서 역할을 분명히 하도록 명문화한 국가위기관리 기본지침에 따라, 대통령은 5일 새벽 00시 25분부터 청와대 위기관리센터에서 긴급회의를 주재해 총력대응을 지시했다”며 “문 대통령은 이어 같은 날 오전 11시 위기관리센터를 재방문해 대응상황을 점검하고, 오후 고성 산불현장을 방문해 진화 상황을 확인하고 이재민을 위로했다”고 덧붙였다.

실제 이번 산불 때 재난 컨트롤 타워는 긴박하게 움직였다. 화재 당일 오후 8시30분에 재난안전관리본부장 주재 회의가 열린 데 이어 중앙재난안전대책 본부가 가동됐으며 이튿날 새벽 3시 중대본부장 현장브리핑, 오전 9시 국가재난사태 선포 및 중앙 수습 지원단 가동, 낮 12시 5개 시·군 특별재난지역 선포 등 시의적절한 조치들이 내려졌다.

소방당국의 대응도 차분하고 체계적이었다. 산불이 확산 조짐을 보이자마자 전국 단위 통합 지휘와 작전 명령이 가능한 지휘작전실이 즉각 가동됐으며 2시간 만에 최고 비상 상황인 3단계가 발령됐다.

최문순 강원도지사가 8일 국회를 찾았다. 산불 진압과 피해 복구에 함께 노심초사한 국민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하기 위해서다. 최 지사는 이날 감사의 인사와 함께 이런 말도 했다.

“동해안에 상주하며 물 3000ℓ를 싣고 출동해 산불을 조기 진화할 수 있는 대형 헬기가 시급히 필요하다. 250억원의 예산이 들어가는데 꼭 (정부와 정치권이) 구매해주십사 한다”

최 지사가 요청한 헬기는 러시아제 `카모프'헬기다. 최대 3400ℓ의 물을 싣고 초속 25m의 강풍에서도 진압 작전이 가능하다. 하지만, 국회는 지난해까지 번번이 이 헬기의 도입 예산에 퇴짜를 놨다. 이번 강원 산불 피해 예상액은 무려 2000억원대 이상. 올해엔 이 헬기 구입 예산안이 국회 문턱을 넘을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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