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뭄에 속타는데 비소식은 찔끔찔끔…8월까지 간다
가뭄에 속타는데 비소식은 찔끔찔끔…8월까지 간다
  • 뉴시스 기자
  • 승인 2017.06.11 14: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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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월 누적강수량 162.7㎜…평년 절반 수준
5월 강수량도 28.5㎜…'역대 두번째'로 적어
"가뭄 심하고 늦여름 비오는 양극화 현상"

올해 강수량이 급격히 줄어들면서 전국이 극심한 가뭄을 겪고 있다.

지난 6~7일 전국에 비가 내렸지만 마른 땅을 적시기엔 역부족이었다. 당시 이틀 간 내린 비는 서울 28㎜, 대전 14.8㎜, 보성 47㎜, 보령 11.5㎜에 불과했다.

주말에도 남부지방에 찔끔 비가 내렸지만 해갈엔 턱없이 부족했다. 올 여름 장마는 예년보나 늦게 찾아올 것으로 보여 이런 상황은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11일 기상청에 따르면 올해 1~5월 누적 강수량은 162.7㎜로 평년(303.4㎜) 대비 절반(54%) 수준을 보였다. 이는 1973년 이후 두 번째로 적은 강우량이다. 가장 비가 적게 왔던 해는 2000년으로 같은 기간 강우량은 156㎜에 불과했다.

지난 달만 놓고 봐도 전국 강우량(28.5㎜)은 평년(101.7㎜) 대비 29% 수준에 그쳤다. 역시 1978년(14.4㎜) 이후 월별기준 두 번째로 비가 적게 내렸다. 5월 강수일수 또한 평년(8.6일)보다 2.9일 적은 5.7일을 기록했다. 1978년(3.3일), 1984년(5.3일)에 이어 3위다.

최근 6개월 누적 강수량 역시 평년(328.7㎜) 대비 69% 수준에 그치는 225.8㎜였다. 특히 충남 서산과 천안은 올해 들어 강수량이 124.5㎜, 109.8㎜에 그치며 평년(289.5㎜·254.5㎜) 대비 각각 43% 수준에 머물렀다. 경기 수원도 125.9㎜의 비가 내리며 평년(265.2㎜) 대비 48% 수준의 비가 내렸다.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지난 3일까지 경기·충남·전남 등 가뭄이 심한 지역의 논 물 마름(4483㏊), 밭작물 시듦(967㏊) 등 가뭄 발생면적은 5450㏊로 집계됐다. 극심한 가뭄으로 인해 모내기 철에 모내기를 할 수 없는 상황이 이어지고 물을 공급받지 못해 타들어 가는 밭작물들이 늘어나고 있는 것이다.

올해 극심한 가뭄의 원인은 우리 나라가 고기압의 영향을 받는 날이 많았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비를 내리는 저기압이 지난 봄 우리 나라를 자주 비켜 지나가면서 건조한 날이 많았다.

기상청 관계자는 "많은 비를 머금은 저기압이 우리 나라 남해상으로 지나가면서 제주와 남부지방 일부 지역에는 비가 내렸지만 전국적으로 고기압의 영향을 받는 날이 많았다"며 "맑고 건조한 고기압의 영향을 오랫동안 받으면서 강수 부족으로 이어진 것"이라고 분석했다.

가뭄은 보다 심해질 전망이다. 전문가들은 봄 강수량이 지속적으로 줄어들고 있는 데 반해 장마 이후 여름 강수량이 늘어나고 있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1994년 이후 여름철 강수량은 1994년 이전(1973~1993년)보다 8.8% 증가했다. 특히 장마 종료 후 강수량이 25.4% 늘었다. 강수량이 장마 종료 이후 급증하면서 가뭄은 심각해지고 양극화 강수 패턴은 더욱 강해질 것으로 보인다.

민간기상업체 케이웨더 반기성 예보센터장은 "통계를 분석하는 사람들은 우리나라가 2015년부터 2041년까지 대가뭄기에 들었다고 예측한다. 2025년에는 절정에 이른다는 것"이라면서 "가뭄은 하나의 추세가 될 것"이라고 예보했다.

이번 가뭄은 8월께나 되야 해소될 것으로 예상된다.

기상청은 이달 강수량이 평년(158.6㎜)보다 적을 것으로 예보했다. 다음 달에도 평년(289.7㎜)과 비슷하거나 적을 것으로 보인다. 8월 강수량은 평년(274.9㎜)과 비슷하고 대기 불안정으로 발달한 저기압의 영향으로 국지적으로 다소 많은 비가 내릴 때가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기상청 관계자는 "7월까지 비가 평년보다 적게 내릴 것으로 분석됐다"면서 "국지성 호우가 내리는 8월이 돼야 물 부족이 해소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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