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위 검사 무더기 좌천...검찰 인적쇄신 신호탄 올랐다
고위 검사 무더기 좌천...검찰 인적쇄신 신호탄 올랐다
  • 뉴시스 기자
  • 승인 2017.06.08 13: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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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병우 수사팀장' 윤갑근 검사장, 무보직 좌천인사
PD수첩 기소·정윤회문건 수사 검사도 사실상 좌천
고강도 인적 쇄신 신호탄···"중요사건 부적정 처리"

법무부가 과거 정권에서 논란이 있었거나 미진한 수사를 진행한 검찰 고위 간부에 대해 좌천성 인사를 단행했다.

검찰 안팎에서 '우병우 라인'으로 지목됐던 고위 간부를 비롯해 MBC PD수첩 제작진 기소, 정윤회 문건 수사 등을 맡았던 검사들이 주대상이 됐다. 새정부의 고강도 인적쇄신이 본격화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법무부는 8일 검찰 고위 간부에 대한 인사를 오는 12일 자로 단행한다고 밝혔다.

우병우(50·사법연수원 19기) 전 청와대 민정수석비서관 의혹과 관련해 특별수사팀장을 맡은 윤갑근(53·사법연수원 19기) 대구고검장은 법무연수원 연구위원으로 전보조치됐다.

법무연수원 연구위원은 통상 검사장 승진을 앞둔 검사들이 배치되는 자리여서, 윤 고검장이 전보된 것은 전형적인 좌천 인사라는 평이 나온다. 미진했던 우 전 수석 수사에 대한 책임을 묻는 인사라는 것이다.

또 '우병우 사단'으로 거론되어왔던 김진모(51·19기) 서울남부지검장도 법무연수원 연구위원으로 발령났다. 김진모 지검장의 경우 우 전 수석과 사법연수원 동기로 상당히 절친한 사이로 알려졌으며 이전 정권에서 가장 빠르게 승진코스를 밟던 유망한 검사로 꼽혀왔다.

정점식(52·20기) 대검 공안부장, 전현준(52·20기) 대구지검장도 법무연수원 연구위원으로 배치됐다. 정점식 부장의 경우 통합진보당 해산 청구의 대리인으로 나선 적이 있다. 정치권에서는 정 부장 역시 '우병우 사단' 중 한명으로 지목해 왔다.

전현준 지검장의 경우 MBC PD수첩 제작진을 기소했던 검사다. 당시 전현준 검사는 당초 수사를 맡았던 임수빈 검사(현재 변호사)가 수뇌부와 갈등을 빚다 검찰을 떠나자 바통을 이어받아 미국산 쇠고기 광우병 위험성 보도와 관련 MBC PD수첩의 김보슬 PD를 체포하고 제작진 4명을 모두 기소했다. 이들은 모두 재판에서 무죄를 선고받은 바 있다.

노승권(52· 21기) 서울중앙지검 1차장검사는 대구지검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노 차장검사 전보 조치는 윤석열(57·23기) 서울중앙지검장 임명으로 서울중앙지검이 고등검사장급에서 검사장급으로 조정되면서 검사장급 간부 2명이 근무하는 상황을 해소하기 위한 인사라는 게 법무부 설명이다.

그러나 노 차장이 최근 파문이 있었던 '돈봉투 만찬' 사건의 당사자 중 한 명인데다 최순실 게이트 수사와 우병우 전 민정수석 수사 실무를 맡았던 인물이라는 점에서 역시 좌천성 인사발령으로 읽히는 분위기가 크다.

또 유상범(51·21기) 창원지검장을 광주고검 차장검사로, 양부남(55·22기) 광주고검 차장검사는 대검 형사부장으로 발령됐다.

이 외에도 김진숙(53·22기), 박윤해(51·22기) 법무연수원 연구위원과 정수봉(51·25기) 대검 범죄정보기획관 등 3명?은 서울고검 검사로 전보조치했다.

유상범 지검장은 2014년 서울중앙지검 3차장검사로 재직하며 ‘정윤회 문건’ 수사를 지휘했던 인물이다. 정수봉 범죄정보기획관도 이 수사에 참여한 바 있다.

이번 인사에 대해 법무부 관계자는 "검찰에 대한 국민의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 과거 중요사건에 대한 부적정 처리 등의 문제가 제기됐던 검사들을 일선 검사장, 대검 부서장 등 수사 지휘 보직에서 연구 보직 또는 비지휘 보직으로 전보하는 인사 및 그에 따른 일부 보완 인사를 단행했다"고 인사 배경을 설명했다.

검찰 출신 한 변호사는 "검찰에 대한 새정부의 인사원칙이나 방향이 크게 반영됐다고 본다"며 "이전 정권에서 부적절하게 수사하고, 잘나갔던 검사들을 완전히 배제하고 가겠다는 뜻이 아니겠느냐"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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