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인재들이 지역을 떠나고 있다.

대학 진학을 앞둔 학생들은 수도권 대학으로 빠져나가고, 졸업생들은 입사할 기회가 없어 지역을 벗어나고 있다.

충북대학교는 2017학년도 신입생 선발에서 지역인재Ⅰ(학생부 종합), 지역인재 Ⅱ(학생부 교과) 전형을 통해 241명을 선발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선발 결과 189명만 등록했다.

지원자가 없었던 것도 아니다. 175명을 선발한 지역인재 Ⅱ 전형의 경우 지원자는 1363명으로 평균 경쟁률은 7.78대1로 높았다. 하지만 서울과 경기 등 수도권 대학에 동시에 합격한 지원자들이 지역 대학을 선택하지 않으면서 실제 입학한 인원은 정원보다 적었다.

지역인재Ⅰ 전형은 13개 학과에서 66명을 선발할 예정이었지만 5개 학과가 정원을 채우지 못해 실제 등록한 인원은 60명에 불과했다.

지역인재 Ⅱ 전형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53개 학과의 선발 정원은 175명이었지만 최종 입학한 인원을 보면 26개 학과가 정원을 채우지 못했다.

학과별로 보면 지구환경과학과는 2명 정원에 13명이 지원했지만 최초 합격자 1명이 등록하지 않으면서 입학 인원은 0명이었다.

생명과학부는 지역인재전형으로 7명을 선발할 예정이었다. 지원자는 47명으로 6.7대 1의 높은 경쟁률을 보였지만 최초 합격자 7명 중 3명만 입학했다. 건축공학과, 지역건설공학과, 패션디자인정보학과, 소비자학과는 지역전형 정원(1~3명)에 지원자는 몰렸지만 입학한 학생은 0명이었다.

충북대는 지역인재 전형 정원을 채우지 못하자 2018학년도 신입생 선발에서 지역인재 Ⅱ 전형을 폐지하고 지역인재Ⅰ으로 160명을 선발하기로 했다. 지역인재 전형 정원은 2017학년도 241명과 비교해 81명이 줄었다.

충북대 관계자는 “지역인재 전형에 합격한 학생들이 수도권 대학에 동시에 합격하면 지역 대학을 선택하지 않는다”며 “수도권 등으로 빠져나가는 합격자들로 인해 2018학년도 신입생 선발에서 지역인재 전형 정원을 줄일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다른 대학들도 이런 사정은 마찬가지다.

대학알리미에 따르면 지역인재 전형을 실시한 도내 대학의 등록인원(2016년 기준)을 보면 서원대는 103명 모집에 98명, 건국대 글로컬캠퍼스는 52명 정원에 51명, 세명대는 83명 정원에 70명, 청주대는 138명 정원에 87명이 등록했다.

지역에 이전한 공공기관들은 법적으로 공시한 지역인재 채용을 외면하고 있다.

대학교육연구소는 알리오(공공기관 경영정보공개시스템)에 공개된 `2016 공공기관 비수도권 지역인재채용 현황'을 분석한 자료를 보면 전국 공공기관 311곳 중 45.0%인 140곳이 지방대 졸업자 채용률 35% 권고 기준을 준수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권고기준에 미달한 공공기관 중 63곳은 지역인재를 1명도 채용하지 않았다.

대전에 있는 미래창조과학부 소관 공공기관은 지방대 출신자 채용을 외면했다.

한국원자력연구원은 지난해 112명을 선발했지만 지역인재는 0명이었다.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은 41명,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은 35명을 지난해 선발했지만 지역인재는 한 명도 없었다.

충북에 소재한 국무조정실 소관 정보통신정책연구원도 지난해 15명을 채용했지만 지역인재는 없었다.

/김금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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