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거리 음식
길거리 음식
  • 충청타임즈
  • 승인 2006.12.05 09: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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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부쩍 쌀쌀해진 날씨 탓에 목도리나 스카프를 두른 사람들이 눈에 띄게 많습니다.

작은 회사에 다니는 은주씨는 유난스레 추위를 많이 타는 편이라 두툼한 겨울 외투를 입고 출근합니다.

주머니 깊숙이 손을 찌르고 버스 정류장까지 가다 보면 은주씨의 양볼은 발그레해집니다.

출근을 해서도 제일 먼저 하는 일은 아무도 몰래 슬쩍 자판기 커피를 뽑아먹는 일입니다. 그래야만 추위에 얼었던 몸이 녹아내리는 것 같았거든요.

추위는 퇴근시간에도 만만치 않았습니다.

그런데 며칠 전부터 은주씨는 출퇴근 시간이 즐거워졌습니다.

왜냐하면 회사입구에 작은 포장마차가 생겼기 때문입니다. 아기를 들쳐 업고 붕어빵과 어묵을 파시는 젊은 아주머니 때문입니다. 그 아주머니를 볼 때마다 은주씨는 마음 한구석이 짠했습니다. 그래서 어떤 날은 사무실 사람들에게 붕어빵으로 한턱을 쏘기도 했고요. 어묵을 집에까지 싸 가지고 가 퉁퉁 불어터진 어묵을 먹기도 여러 차례입니다.

은주씨는 포장마차 젊은 아주머니를 볼 때마다 어린 시절이 생각났기 때문입니다. 은주씨 어머니 역시 오래전 포장마차에서 호떡을 팔았거든요.

한겨울 시린 손을 호호 불고 시린 발을 동동 구르며 시장 한편에서 호떡을 파셨지요. 오늘도 퇴근길 은주씨는 꽤 많이 남은 붕어빵 반죽을 보면서 한가득 붕어빵을 사가지고 집으로 향합니다. 포장마차 아주머니는 점점 멀어지는 은주씨의 뒷모습을 보며 고마움에 살짝 눈가에 이슬을 보입니다. 아주머니 등에 업힌 누런 콧물자국이 마른 아기는 찬바람에도 쌔근쌔근 잘도 잡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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