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저한 대가뭄 대책을
철저한 대가뭄 대책을
  • 엄경철 기자
  • 승인 2015.10.14 1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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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의 주장
▲ 엄경철 취재1팀장

우려했던 대가뭄이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 올여름까지 한강수계 젖줄인 충주댐이 위태롭더니 이제는 금강수계가 위험지경에 이르렀다.

오랜 가뭄 끝에 댐들이 바닥을 드러내고 있다. 충남 서북부지역의 젖줄인 보령댐이 위험하다. 14일 보령댐 저수율은 21.4%다. 큰 비가 내리지 않는 한 단시일 내에 댐 수위가 올라가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올해의 한반도 강우 형태나 계절상으로 볼 때 당분간 큰 비는 기대하기 어려워 보인다.

보령댐이 바닥을 드러내면서 용수공급지역은 비상이 걸렸다. 보령댐이 ‘심각단계’에 있다. 따라서 보령댐 용수공급지역인 보령, 서산, 당진, 서천, 청양, 홍성, 예산, 태안 등 8개 시·군이 제한급수에 들어갔다.

물 부족 사태는 충청권에서 확대 양상을 보이고 있다. 충북, 대전, 충남지역의 젖줄인 대청댐도 빨간불이 켜졌다. 대청댐은 이날 저수율 36.8%를 기록했다. 보령댐보다는 상황이 덜하지만 ‘심각’ 전 단계인 ‘경계단계’에 있다.

대청댐도 하천용수 공급을 중단했다. 지난 6일부터 청주시 무심천에 대한 용수공급을 하지 않고 있다. 하천용수 공급단계에서 상황이 더 악화된다면 ‘심각단계’가 발령된다. 이럴 경우 보령댐과 같이 용수공급지역에 대해 제한급수를 해야 하는 상황을 맞게 된다.

국내 5대 다목적댐 중 하나인 대청댐 물이 고갈되면 그 타격은 상상을 초월하게 된다. 비단 충청지역의 용수공급 문제만 있는 것이 아니다. 하천용수 공급을 중단하는데 따른 환경문제도 초래한다.

청주 무심천의 경우 대첨댐 하천용수 공급이 중단되면서 하천 일부 구간이 바닥을 드러내고 있다. 무심천은 수량이 풍부하지 않은 도심을 가르는 하천이다. 물이 부족하다보니 수질악화를 초래했다.

1990년대만 해도 무심천에 대청댐 물이 공급되지 않아 수량이 부족한데다 오수와 하수가 그대로 흘러들어 하천 생태계가 파괴됐다. 이후 오수와 하수를 처리하는 시설을 하고 대청댐 물을 공급하면서 하천이 살아나기 시작했다. 최근까지 구간에 따라서 1·2급수를 유지했던 무심천이다. 이런 수준으로 끌어올리기까지 대청댐 하천용수 공급의 역할이 컸다.

수량이 풍부해지면서 하천 스스로가 자정능력을 갖춘 것이다. 수생태계가 건강해지니 도심을 가르는 하천에 해마다 다양한 철새들이 날아들었다.

그런데 대청댐 하천용수 공급이 중단됐다. 그만큼 수량이 급격히 줄어들었다. 수생태계에 영향을 주지 않을 수 없다. 하천용수 공급 중단이 장기화 된다면 무심천 생태계에도 악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더 우려되는 것은 대가뭄의 시작이다. 지난해부터 이어지는 가뭄은 올해도 눈 없는 겨울을 예고하고 있다. 내년 봄은 더 심각해질 수 있다는 얘기다.

일정부분 자연에 의존할 수밖에 없지만 인위적으로 대가뭄에 적극 대처하지 않으면 안 된다. 댐에 의존하는 도시지역 외에도 이미 산간마을은 물 부족으로 고통받고 있다. 농작물과 자연환경에 대한 악영향은 말할 것도 없다. 지자체별로 심각성을 인식하고 대비하고 있지만 얼마나 철저히 대비하고 있는지 걱정이다.

특히 오래전부터 물 부족 사태가 예고됐지만 그 심각성을 인식하지 못하는 사회 분위기가 문제다. 이제라도 적극적인 절수운동을 펼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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