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중에 대한 이해
집중에 대한 이해
  • 김기호 <골프칼럼니스트>
  • 승인 2015.03.12 18: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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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호의 똑소리 나는 골프이야기

김기호 <골프칼럼니스트>

골프가 어려운 것은 강한 체력과 정신적인 터프함, 거기에 버금가는 심리적인 전쟁까지 이겨내야 하는데 있다. 비슷한 실력을 가진 라이벌끼리 우열이 생기는 것도 집중력과 심리적인 측면 때문이다. 스코어는 스윙보다 심리적인 문제가 더 큰 비중을 차지한다. 이런 심리적인 작용이 골프를 여타의 스포츠와 구분한다. 올바른 집중을 하면 성공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생겨 부정적인 생각이 침범하지 못한다. 장애물이란 목표에서부터 눈을 떼었을 때 비로소 보이는 것이다. 

△집중에 대한 이해 

집중의 의미가 라운드 내내 동반자와 단절하고 환경과 단절하는 것은 아니다. 타이거 우즈는 2시간을 집중할 수 있는데 일반적으로 강한 사람은 20분, 약한 경우는 5분에 한 번씩 깨진다고 한다. 그런 차이가 골프를 어렵게 한다. 중요한 것은 라운드를 하면서 집중하는 시기를 구분해 부분별로 집중하는 방법을 배우는 것이다. 그러면 작은 시간으로도 얼마든지 집중하고 몰입해 최고의 효과를 낼 수 있다. 

△첫번째의 집중

첫번째의 집중은 캐디나 동반자와 담소하는 것으로 시작된다. 코스의 아름다움을 느끼면 긴장도 풀리고 근육도 이완된다. 골프를 나온 것 자체가 삶의 축복이며 코스는 지구상에 가장 아름다운 장소 중 하나다. 그런 아름다움을 충분하게 누리며 골퍼로서 얻는 행복감도 만끽해 본다. 평소에 갈고 닦은 유머 감각과 에티켓도 이때 발휘될 수 있다. 볼에 접근하면서 아무도 모르게 두번째 집중으로 전환한다.

△두번째의 집중

공까지 걸어가면서 대부분 상황을 결정하는 것이 좋다. 몸과 마음을 가장 단순한 상태로 유지한다. 잔디의 상태와 공의 라이는? 바람은? 피해야할 트러블, 홀을 공략하기 위해 어떤 샷이 좋은가? 공격인가, 지켜야 하는 홀인가? 빠르게 이런 정보를 입수해 분석하고 모든 정리가 끝나면 곧바로 클럽을 선택한다. 이때 고민이나 마음의 동요가 없어야 하고 자신의 능력에 대한 추호의 의심도 없어야 한다. 그러고 나서 세번째의 집중으로 간다. 

△세번째 집중

여기서는 완전한 몰입의 단계로 준비부터 샷까지 30초 미만에 모든 것을 해결해야 한다. 테이크 백에서 왼쪽 어깨를 더 회전하거나 다운스윙에서 골반을 타깃쪽, 등의 스윙의 한두가지 요소에 집중하고 결과를 머릿속에 그려본다. 만약 집중이 안 되거나 부정적인 생각이 들면 과감하게 어드레스를 풀고 볼에서 물러난다. 자신감과 오직 긍정적인 면만 남겨둔 마지막 단계인 30초 정도는 세상과 모두 단절할 수 있다. 거듭되는 몰입의 훈련을 통해 소음이나 동반자의 말이 들리지 않는 경지에 도달하는 것이다. 그런 상태가 되었을 때 비로소 샷을 한다. 

에베레스트를 오르다 몸에서 광채가 나는 힌두의 수행자를 만난 적이 있다. 

그는 산스크리트어로 히말라야의 뜻은 눈이 머무는 곳이라고 했다. 번뇌를 잊기 위해 히말라야를 온다고 하자 그는 인간은 생각을 없앨 수 없고 없애려고 하면 할수록 더 많은 생각에 시달린다고 했다. 그럼 어떻게 해야 하냐고 묻자 이렇게 대답했다 “생각은 영원히 없앨 수 없기 때문에 그 생각을 올바른 쪽으로 쓰는 것이 유일한 해결책이다.” 필자는 아직도 산스크리트어로 축원을 내려주던 그 수행자를 잊을 수 없다. 골프에서도 생각을 올바른 쪽으로 유도하고 사용해야 한다. 무슨 생각을 하느냐에 따라 어떤 사람이 되는지 결정되듯 어떤 생각을 가졌는가에 의해 골퍼의 실력과 에티켓도 결정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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