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권력 제대로 발휘되는 국가 돼야
공권력 제대로 발휘되는 국가 돼야
  • 박병찬 <안보 칼럼니스트>
  • 승인 2014.12.09 18: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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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병찬의 세상읽기
박병찬 <안보 칼럼니스트>

정윤회 보고문건으로 나라가 시끄럽다. 문꼬리 3인방이 십상시(十常侍)가 국정을 농단하고 있다는 등 별의 별 얘기가 다 나온다. 명확한 근거도 없이 그냥 떠도는 설만 있는 듯한데, 일각에서 그것이 마치 사실인양 몰아가고 있다.

중년의 대부분이 그렇겠지만 나 역시 아침시간에 신문과 TV방송을 통해 주요 이슈거리를 챙겨 보는 편이다. 그런데 요즘은 보기가 싫다. TV 뉴스, 특히 종편채널은 염증을 느낄 정도다. 보다보면 대부분이 정윤회 보고문건얘기인데다 특별한 핵심도 근거도 없는 동일유사내용 반복으로 특정인을 코너로 몰고 가는 듯해서 그렇다. 최근에 만난 주변 지인들의 생각 또한 다르지 않다. 문제가 있다면 관계기관에서 처리하면 되는데, 왜 언론이 앞서가며 사회를 혼란스럽게 하느냐는 것이다.

물론 공직사회의 이면을 보면 실망스러운 부분이 많다. 모범을 보여야할 고위층으로 갈수록 더욱 그렇다. 요즘은 청와대 및 중앙부처 공무원들이 문제고 그들 때문에 나라가 시끄럽다. 이번 정윤회 보고문건이 그 실상을 잘 보여주고 있다. 그 사건을 악용하는 일부 정치인 및 언론도 마찬가지다. 나라야 어떻게 되든 자신과 자신의 지역 및 조직만 생각하고 행동하는 듯 보인다. 자신의 허물은 안보고 남의 허물만 보는 듯하다. 목불견첩(目不見睫)이다.

더욱 실망케 하는 것은 고위직을 지낸 인사들까지 자신이 몸담았던 정부의 치부를 남의 얘기하듯 폭로하는 행태들이다. 재직기관 중 자신의 뜻이 관철되지 않았다고, 상급자에게 서운한 것이 있다고, 그것을 세상에 무분별 폭로하는 치졸한 행동이 그렇다. 그것도 자신의 주관적인 생각을 확대 왜곡 폭로하는 듯 보여 더욱 안타깝다. 청와대 비서관이나 중앙부처 장차관 정도면 대통령과 운명을 함께해야 하는 국정운영의 동반자라고 볼 수 있다. 결과에 공동책임을 져야할 사람들이다. 그런 인사들이 어떻게 몸담았던 정부에 흠집을 낼 수 있는 언행을 쉽게 할 수 있는지 이해할 수 없다. 완전 누워서 자기 얼굴에 침 뱉는 꼴이다.

공직자는 투명해야 하고 직무결과에 대해 무한책임을 져야 한다. 국민과 국가에 미치는 영향력이 매우 크기 때문이다. 대통령을 포함 모든 공직자는 어항속의 금붕어와 같다. 일거수일투족을 사정기관은 물론 국민들로부터 감시를 받는다. 하여 때로는 일부 사생활을 침해받을 수 있다. 과실이 있으면 평범한 국민들에게도 조언과 질책을 받을 수 있다. 감수해야 한다. 대통령이 잘못을 지적한 것을 간섭이라고 생각하는 비서관, 장차관이라면 잘못돼도 많이 잘못됐다는 말이다. 공직자 자격이 없던 인사들이 아닌가싶다.

언론이나 국민들도 공직자에 대한 마인드를 새롭게 할 필요가 있다. 감시감독은 철저하게 하되 근거 없는 추측성 자료 무분별 폭로로 흠집을 내서는 안 된다. 그들 또한 남이 아니다. 내 가족이고 이웃이다. 우리가 낸 혈세로 운영되는 공복이다. 그들이 일을 못하면 그 피해는 우리에게 돌아온다. 보호할 것은 보호하면서 질책을 해도 공익을 우선하며 해야 한다.

국민 모두는 작금의 국가현실을 깊이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근거 없는 추측성 자료만 가지고 정부를 흔들어 대는 것은 그 누구에게도 도움이 안 된다. 공권력이 무력화되면 결국 국민이 힘들어진다. 공권력이 제대로 발휘되도록 여건을 조성해줘야 한다. 현행범을 보고도 잡아들이지 못하고 눈치만 보는 공권력이 되도록 해서는 안 된다. 그 후폭풍은 다 우리 국민에게 돌아오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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