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인 목사 "일본군 '위안부' 할머니들께 진심으로 사죄한다"
일본인 목사 "일본군 '위안부' 할머니들께 진심으로 사죄한다"
  • 뉴시스 기자
  • 승인 2014.10.29 17:0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종군위안부로서 피해를 입은 여러분께 사죄드립니다. 진심으로 드리는마음이니 아무쪼록 용서해주시기 바랍니다."

29일 오후 서울 종로구 일본대사관 앞에서 열린 제1150차 일본군 '위안부' 문제 해결을 위한 수요집회도중 한 일본인 목사가 했던 말이다. 이날 집회에는 일한친선선교협력단 소속 일본인 목사 15명이 참석했다.

이들은 일본군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에게 사과하는 편지를 길원옥·김복동 할머니 앞에서 읽었다. 이날 집회에는 시민 300여명도 함께했다.

오야마 레지(87) 선교협력단 회장은 "저희 일본인들은 여러분의 소중한 인생을 엉망진창이 되게 했다"며 "한 사람의 귀중한 인생을 엉망진창이 되게 했다는 것은 결코 돌이킬 수 없는 것으로, 아무리 사죄해도 결코 원래대로 돌아갈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러나 이 죄를 저희는 방치해둘 수 없고 진심으로 사죄하는 마음이다"라며 "아무쪼록 용서해주시기 바란다"고 거듭 강조했다.

또 "원래는 일본 정부가 국민을 대표해 사죄해야 한다고 알고 있다"며 "하지만 일본 정부가 사죄를 하지 않으니 저희가 같은 일본인으로서 진심으로 사죄드리고자 한다"고 말했다.

레지 회장은 편지를 읽은 뒤 손바닥만한 크기의 파란색 상자를 김 할머니에게 전달했다. 상자 안에는 종이로 접은 학이 담겨있었다.

일한친선선교협력단은 1억여원의 돈을 모아 일제강점기 당시 주민을 가두고 불태운 제암리 교회를 다시 짓는데 도움을 주기도 했다고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정대협) 관계자는 전했다.

이날 집회에 참석한 양현욱(15)군은 자유발언에서 "위안부 할머니에 대해 설명을 들었는데 너무 슬프고 기분이 침통했다"며 "앞으로 기사도 많이 읽고 서명도 많이 받도록 노력하겠다. 함께 노력해서 일본의 사과를 받아내고 싶다"고 말했다.

경기 광주에서 온 김이지(12)양은 "할머니의 다리와 보디가드가 되겠다"며 "할머니께서 아픈 시간을 넘겼으니 기쁨과 평화가 찾아올 거다. 힘든 상황에서도 희망을 지키는 할머니를 존경한다"고 말했다.

양군은 친구들과 함께 제주도에서 받은 일본군 '위안부' 문제 해결 서명지를 피해 할머니들에게 전달했다. 김양은 같은 학교 친구들과 직접 만든 책을 전달했다.

정대협은 "아베 내각 수립 이후 일본은 군사 대국화 하려는 시도를 본격적으로 하고 있다"며 "정부는 일본에 죄를 당당히 묻고 해결책을 적극 모색하라"고 촉구했다.

다음달 16일은 '위안부' 피해자인 고(故) 김학순 할머니의 공개 증언 이후 수요집회가 열린 지 만 24년이 되는 날이다. 다음달 26일에는 김연옥, 장도엽 할머니가 프랑스 에펠탑에서 수요집회를 여는 등 일본의 사죄와 배상을 촉구할 예정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