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8회 노인의 날에 즈음하여
제18회 노인의 날에 즈음하여
  • 김광태 <대한노인회 보은군지회 노인대학장(행정학박
  • 승인 2014.09.30 1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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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린광장
김광태 <대한노인회 보은군지회 노인대학장(행정학박사)>

10월 2일은 열여덟번째 맞이하는 노인의 날이다. 고령화 사회를 지나 이제는 고령사회를 목전에 둔 노인의 날을 맞아 다시 한번 노령화 사회의 그늘진 모습을 돌아보게 된다.

세계 각국은 앞을 다투어 인간의 노화를 지연시키는 생명공학 연구, 신약 개발, 건강식품 생산 등을 통해 인간의 수명 연장에 전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러한 인간의 본능적 욕구와 욕망의 결과로 마침내 인류가 꿈꿔왔던 100세(HOMO HUNDRED) 장수시대가 도래했다.

사람들은 왜 장수를 꿈꾸는가? 장수가 가져올 득이라면 수명의 연장으로 삶의 기회를 더 누릴 수 있고, 죽음의 공포에서 벗어나 실존적인 측면에서 의미있는 시간을 더 가질 수 있다는 점일 것이다.

이제 대한민국도 평균수명이 81세를 넘는 장수국가의 반열에 들어섰다. 지난해 우리 나라의 100세이상 인구는 1만3793명(남자 3194명, 여자 1만599명)으로 집계됐다. 장수사회가 실감나는 수치이다.

그렇다면 대한민국의 장수사회는 축복을 받고 있는가? 그렇치 않다. 국민소득 3만불 시대가 목전에 다가왔고 경제대국 17위권에 들었지만 OECD(국제협력기구) 회원국 중 노인빈곤율은 최악의 수준이다. 하루 12명의 노인이 자살하고 11명이 실종되며 노인학대 고발 건수도 연간 수천건에 이른다. 황혼의 불청객으로 가정을 해체하고 파탄시키는 치매노인은 50만명을 넘어 그 사회적 비용이 우리 경제의 발목을 잡고 있다.

노인 인구의 60%가 만성질환에 시달리고 120만명에 이르는 독거노인들은 하루하루 지친 삶을 이어가고 있다. 오늘날 우리 노인들이 서있는 현주소가 고스란히 드러난 수치들이다.

오늘날 젊은이들은 노인을 병약하고 의존적인 존재, 부양 대상으로만 인식하고 있는 것 같다. 늘어나는 복지예산과 경제력이 없는 노인들의 무임승차를 야속하게 여긴 일부 젊은이들은 노인들을 나랏돈을 축내는 계층으로 보는 것 같다.

젊은이들과 노인들 사이의 세대간 마찰이 갈수록 심해지는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다.

그러나 젊은이들도 이 나라를 반석위에 올려놓은 노인들의 평생에 걸친 희생과 헌신을 간과해서는 안된다. 그리고 노인들을 보살핌의 대상이 아니라 존중과 동반의 대상으로 인식해야 한다.

이제 노인들에게 시급한 것은 폭넓은 일자리 창출이다. 더 많은 노인 일자리를 만들고 노인들이 움직이며 봉사할 수 있는 기회를 더 많이 제공해 길어진 수명을 효율적으로 관리해야 한다.

치매를 치료할 수 있는 획기적인 의약품이 생산될 수 있도록 국가의 전폭적인 지원이 필요할 때다. 미국 오바마 대통령은 치매와의 전쟁을 선포하고 2025년까지 임상실험에 175억원을 투입키로 하였다. 바로 이러한 계획의 실행이 노년의 행복을 찿아주는 것이다. 호스피스 병동을 증설하여 연명치료는 지양하고 존엄한 죽음(well dying)을 맞이할 수 있는 대책도 시급하다.

“나에게 은퇴란 없다"며 현역을 고집하면서 104세의 고령에도 신노년운동을 전개하고 있는 일본의 심장내과의사 이시하라 시게야끼 박사의 노익장이 부럽기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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