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버릇 습관 평생 간다
술버릇 습관 평생 간다
  • 박병찬 <칼럼니스트>
  • 승인 2014.09.23 18:2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박병찬의 세상읽기
박병찬 <안보 칼럼니스트>
술 때문에 곤혹을 치르는 사람이 한 둘이 아니다. 고위직일수록 저명인사일수록 더욱 그렇다. 얼마 전 4성 장군이 음주 추태로 경질된 바 있는데, 이번에는 현역 국회의원이 음주 후 폭행사건에 연루돼 사회적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대부분 술은 먹으면 먹을수록 말이 많아지고 행동이 거칠어지는 등 언행이 과격해 진다. 종국에는 동석자나 주변사람들과 마찰로 이어지고 그 결과는 후회막급(後悔莫及)인 경우가 많다. 이런저런 술자리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현상이다. 이번 세월호 유가족 前간부들의 대리운전기사 폭행사건만 봐도 이해가 가는 얘기다.

천만다행으로 아직은 내 자신은 물론 주변에 남에게 피해를 줄 정도로 술버릇이 고약한 사람은 없는 듯하다. 물론 동창회 모임 등에서 내 의지와 관계없이 과격한 술버릇이 있는 동창과 대화를 나누다가 언성이 높아져 싸잡아 오해를 받은 경우는 있었다. 술 상대 등 만나는 사람을 잘 선택해야 한다는 얘기일 것이다.

술버릇이 나쁜 사람은 주변 사람들이 하나 둘 떨어져 나가다가 종국에는 외톨이가 된다. 실제로 우리 초등학교 동창회 모임에서 진상 짓을 한 동창의 경우 대부분 그 다음 모임에서 모습을 볼 수 없었다. 진상 짓을 보거나 당한 사람들이 자신을 피하기 때문일 것이다. 결혼을 앞둔 여성이나 캠퍼스 학생들에게 조차 술버릇이 안 좋은 사람은 왕따의 대상이라고 한다. 술 먹는 사람들이 특히 명심해야할 대목이 아닌가싶다.

술버릇도 습관으로 평생 간다고 본다. 처음 배울 때 잘 배워야 한다는 얘기다. 필자의 경우 20대 후반부터 술을 먹기 시작했는데, 당시 근무지인 강릉의 모 식당에서 전입환영 회식에 참석했다가 쫓겨난 적이 있다. 주법을 모른다는 이유였다. 그 당시 한 선배에게 ‘그동안 주법도 못 배우고 뭐 했냐’며 호되게 질책 받던 순간이 기억에 생생하다. 아직도 술자리에 참석할 때면 그때 그 순간이 생각나곤 한다. 그만큼 처음 술을 배울 때가 중요한 듯싶다.

술버릇도 여러 가지다. 말이 많고 과격해지는 사람, 시비 걸고 싸우는 사람, 우는 사람, 자는 사람, 고성방가 하며 방황하는 사람 등등 무수히 많다. 얼마 전 음주추태로 강제 전역된 前 1군사령관이나 이번 대리운전기사 폭행과 연루된 세월호 참사 가족대책위 前간부들의 경우도 평소 술버릇이 조건반사적으로 나온 것이 아닌가한다.

술은 약이 되기도 하고 독이 되기도 한다. 백약지장(百藥之長)이라고도 하고 광약(狂藥)이라고도 한다. 잘 먹어야 한다는 얘기다. 약이 되게 말이다. 그러자면 때(상황)와 상대를 잘 선택하고 먹어야 한다. 기분 나쁠 때 스트레스 받을 때, 감정의 골이 깊은 사람이나 사이가 좋지 않은 사람과 먹으면 좋지 않은 술버릇이 표출될 가능성이 크다.

장소도 중요하다. 손님이 많고 협소한 곳은 피하는 것이 좋다. 이런저런 이유로 마찰소지가 많다. 가급적 공간이 넓은 곳이나 단골집 등 잘 아는 장소에서 먹는 것이 좋다. 물론 기분 나쁠 때 사이가 좋지 않은 사람과 좋지 않은 장소에서 먹어야 할 경우도 있다. 이런 경우 가급적 반주정도로 끝내는 것이 좋다. 그래야 접촉사고를 피할 수 있다.

술에 장사는 없다. 누구나 실수할 수 있다. 그렇다고 평생 술을 끊고 살자는 것은 아니다. 먹더라도 정도(주량) 껏 먹자는 것이다. 나부터 지금부터. 최소한 대리기사를 집단 폭행 후 ‘기억이 안 난다’고 말하는 그 어떤 사람들처럼 되지는 말아야 하기 때문에.

/칼럼니스트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