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리운전 자격조건 검토 보완해야
대리운전 자격조건 검토 보완해야
  • 박병찬 < 칼럼니스트>
  • 승인 2014.07.29 19: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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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병찬의 세상읽기
박병찬 <칼럼니스트>

지난주 군 생활을 함께했던 전우가 대전00라이온스클럽 회장에 취임한다고 해서 몇몇 동료들과 다녀왔다. 행사 후 자연스럽게 옛 전우들끼리 뭉쳤다. 대부분 동부인한 관계로 간단하게 한잔하면서 세상사는 얘기를 나눴다. 모두 인생 2막을 자신의 가치에 맞게 나름대로 잘 살고 있는 듯했다. 이런저런 얘기를 나누다보니 자정이 됐다. 헤어져야할 시간이었다. 아쉬움을 남기며 하나 둘 집으로 갈 준비를 했다.

밖에는 비가 내리고 있었다. 집에 가는 것이 걱정이 됐다. 맥주 몇 잔씩 했으니 대부분 대리운전기사를 이용해야만 했다. 나도 마찬가지였다. 곧 대리운전기사가 도착했다. 내가 가장 멀리 가야하는 관계로 먼저 출발했다. 대리기사에게 ‘비도 오고 밤길이니 교통법규를 잘 준수하며 안전하게 운전했으면 좋겠다’는 당부와 함께 자동차 키를 넘겼다.

출발과 동시 이런저런 얘기를 했다. 대화하다보니 마음에 걸리는 말이 있었다. 대리운전기사 ‘보험’에 관한 내용이었다. 대전에만 대리운전기사가 3천명이 넘는데 보험을 제대로 든 기사가 별로 없다는 것이었다. 특히 ‘대인’보험은 대부분 들지 않았다는 것이었다. 그럼에도 대리운전업체 관계자나 기사들은 보험에 문제없다고 대충 말하고 손님들은 이 문제에 깊게 관심을 갖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관외지역 모임에 참석해 음주하는 경우 늘 대리운전기사를 이용하는 나에게는 신경이 쓰이는 말이었다. 그동안 그런 사실을 모르고 대리기사를 자주 이용했는데 걱정거리가 생겼다. 하여 거래 보험회사 및 경찰 관계자에게 관련사항을 물어 봤다. 현재로서는 보험가입이 된 대리운전업체(기사)를 잘 확인하고 이용하든지, 그것도 믿을 수 없다면 대리운전특약 보험을 추가로 들어야 한다고 했다. 그 대답으로는 만족할 수가 없었다. 아쉬운 뭔가가 머릿속을 맴돌았다.

상기 대리기사의 말이 사실이라면 심각한 문제가 아닐 수 없다. 이런 문제점을 모르고 대리기사를 이용하는 대부분의 사용자들은 사고 발생시 대책 없이 피해보상을 해야 하는 큰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관계자 상호간 큰 갈등이 생길 수 있다. 우리 집 차량의 경우만 봐도 그렇다. ‘부부한정’ ‘가족한정’ 보험가입 차량만 있다. 대리기사가 보험미가입자(또는 부분가입자)라면 문제가 될 수밖에 없는 형편이다.

요즘 국가개조(혁신)가 사회적 이슈다. 국가개조(혁신) 대상은 중앙정부차원의 큰 문제만 돼서는 안 된다. 일상생활에서 국민들에게 영향을 미치는 사소한 문제도 그 대상이 돼야 한다. 국민들에게 직접적 피해를 줄 수 있는 문제라면 더욱더 그래야 한다.

차제에 대리운전업체 운영 실상도 정밀진단해볼 필요가 있다. 특히 대리운전업체와 기사 간에 불합리한 거래(계약)는 없는지, 고객(손님)을 상대로 사기성 광고(홍보)를 하고 있는 경우는 없는지, 사고 발생 후 고객(손님) 또는 대리기사가 일방적으로 피해를 볼 수 있는 불합리한 요인은 없는지 등 제반문제를 종합 진단하고 불합리한 것이 있다면 개조해야 한다.

최소한 필요한 보험가입 및 경력직 운전기사 확보 등 자격조건을 갖춘 업체만 영업을 허가하는 등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대형 사고는 늘 간과(看過)하기 쉬운 사소한 문제로부터 시작된다는 사실을 생각해 본다면 당연한 얘기가 아닌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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