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김정은, 충북도교육청, 충북도의회
세월호, 김정은, 충북도교육청, 충북도의회
  • 충청타임즈 기자
  • 승인 2014.07.10 19: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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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에… 一筆
-세월호 가족들이 결국 거리로 나섰다. 꼭 이들의 절규가 아니더라도 정부의 세월호 참사 수습은 국민적 공분을 사기에 충분하다. 피해 가족들을 결코 잊지 않겠다던 철통같은 약속은 이젠 기억속에서나 맴돌며 피해자들의 서러운 눈물만을 자극하고 있고, 당장이라도 끝장낼 것 같던 국가개조는 어느덧 흐지부지된지 오래다.

권력은 절대로 자비롭지 못하다. 그리고 스스로 선하거나 정의로워지지도 않는다. 다만 사람들이 그렇겠지 착각하면서 잠시 이끌릴 뿐이다. “아무리 자비로운 권력도 그 권력의 공포심과 잔인함에 대하여 무방비상태인 사람들을 보호할 수 있을만큼 충분히 자비롭지 못하다”?디스 쉬클라)는 말은 맞다.

하여 지금부터 세월호 가족들이 할 일은 “여기를 잊지말고 보아달라!”는 외침이 아니라 “이것만큼은 반드시 고치고 바로잡겠다”는 투쟁인 것이다. 그래야만 영문도 모른채 마지막까지 ‘믿음’을 부여잡고 죽어간 그 어린 자식들의 희생이 헛되지 않는다.

-고도비만에 이어 이젠 다리까지 절뚝거리는 김정은은 한 눈에도 정상이 아닌듯 하다. 전 인민의 받아쓰기 공화국을 만들고, 정작 본인은 제식훈련 한 번 안 받은 주제에 아버지뻘인 군 간부들을 물 속으로 집어넣어 강제로 헤엄치게 하는 공포의 지도력은 얻었을 지 몰라도 그의 눈은 늘 불안에 떨고 있다.

권력의 잔인함, 그 악마적인 속성은 권력 자체가 아니라 이로 인한 두려움에서 비롯된다. 장성택의 처참한 최후가 좋은 예다. 자비롭지 못한 권력은 결코 자유롭지도 못하다. 집착하는 순간 나 외의 모든 건 곧 적이 된다.

-익히 예상은 됐지만 진보교육의 첫 시험을 시작한 김병우 충북도교육감에 대한 여론은 늘 비판적 시각이 우선한다. 그가 무엇을 말하고 또 무슨 행동을 하든 사람들은 기다렸다는 듯이 보수나 기성논리와의 대립적 관점에서 재단하려 한다. 지금도 혁신학교 T/F 팀의 신설로 상징되는 조직개편을 놓고 옥신각신하고 있다.

책임자가 바뀐 이상 충북교육의 변화는 필연적이다. 아니 김 교육감의 당선은 이에 총대를 메라는 유권자들의 준엄한 명령인 것이다. 그런데도 조직 내부와 기득 세력들이 사사건건 어깃장을 놓는다면 다음 단계는 감정적 반목일 수밖에 없고 이를 무마하고 뜻을 관철하려는 책임자의 물리적 힘에 대한 유혹은 더 커지게 된다.

하지만 혁신의 주체가 꼭 외부세력일 필요는 없다. 기존 조직을 활용한 개혁이 더 설득력 있고 영속적일 수 있다. 사람을 새로 앉히는 것은 당장의 효율과 파괴력을 가져올 지는 몰라도 시간이 지나면 그 자체가 조직의 부하(負荷)로 남는다.

권력은 손에 쥐는 순간, 필히 견제와 감시를 수반한다. 이를 무시하고 간과한다면 돌아오는 건 배타적 저항과 배척 뿐이다.

-충북도의회 원 구성이 끝내 파국으로 끝났다. 충북 뿐만 아니라 전국의 지방의회들이 마치 약속이나 한 듯 감투를 놓고 싸움질을 하는 바람에 지방의회 무용론이 더욱 힘을 얻고 있다.

서로 자리를 차지하겠다고 아귀다툼을 벌이는 것은 바로 엊그제까지도 ‘오로지 시민만을 위해 몸바치겠다’며 읍소하던 자세와는 너무도 판이하다. 모두가 새빨간 거짓말이었다. 상임위원장 한 자리 때문에 충북도가 달라질 건 없다. 그런데도 기를 쓰며 욕심을 부렸고 이를 바라본 도민들은 고개를 돌렸다.

권력은 무슨 신의나 도의를 가리지 않는다. 권력은 오로지 ‘힘’을 잃거나 무시당하지 않으려는 승자의 패권(覇權)만을 따질 뿐이다. 고모부를 처형한 김정은이나 모친을 독살한 폭군 네로, 아버지와 형을 살해한 양제, 세 아들을 죽인 측천무후, 형제와 처남을 살해한 이방원의 야만성은 다름아닌 이같은 권력의 속성에 기인한다.

이렇듯 자비롭지도 못하고 그렇다고 자유롭지도 않으면서 늘 견제당하는, 그러나 그 독함이야말로 상대를 죽여야만 비로소 얻어지는 ‘권력’이라면, 이렇게 다스리는 방법밖에 없을 것이다. 끊임없이 대화하고 양보하고 배려하고 이해하는 것 말이다.

바로 이것이 최악의 상황에서 최고의 합의를 이끌어 낸 청주시의회가 마냥 돋보이는 이유이지 않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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