쉰아홉, 빛나지만 눈은 부시지 않은
쉰아홉, 빛나지만 눈은 부시지 않은
  • 김태종 <삶터교회목사·생태교육연구소 터 소장>
  • 승인 2014.06.25 2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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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종의 함께 읽는 도덕경-땅에서 듣는 하늘의 노래
김태종 <삶터교회목사·생태교육연구소 터 소장>

其政悶悶(기정민민)이면 其民淳淳(기민순순)하고 其政察察(기정찰찰)하면 其民缺缺(기민결결)이라.

禍兮(화혜)여 福之所倚(복지소의)요 福兮(복혜)여 禍之所伏(화지소복)이니 孰知其極(숙지기극)인가 其無正(기무정)이라.

正復爲奇(정복위기)하고 善復爲妖(선복위요)니 人之迷(인지미)가 其日固久(기일고구)라.

是以(시이)로 聖人(성인)은 方而不割(방이불할)하고 廉而不 劌 (염이불귀)하며 直而不肆(직이불사)하고 光而不燿(광이불요)니라.

 

- 다스림이 느슨하면 사람들이 순박해질 것이며 다스림이 깐깐하면 사람들은 쩔쩔맬 것이다./ 불행이라니, 복이 기대고 있는 자리이며, 행복이라니 거기 불행이 엎드리고 있으니 누가 그 궁극을 알겠는가, 언제나 그렇지는 않다./ 바른 것의 끝자리에 그름이 있고, 잘 하는 일이 나중에는 어지러움이 되니 사람들이 혼란스러워함이 실로 오래된 일이다./ 그러므로 제대로 사는 이는 나누지만 쪼개지는 않으며 올곧지만 상처를 입히지 않으며 반듯하나 제 뜻을 주장하지 않고 빛나지만 눈부시게는 하지 않는다.

정치가 어떠해야 하는지를 잘 보여주는 가르침입니다. 정치가 느슨하면 사람들은 그만큼 순박해지고, 정치가 깐깐해지면 백성들은 쩔쩔맬 수밖에 없으니 정치의 손해(禍:화)가 백성들의 복이고 정치의 편리함(福:복)이 백성들의 불행이다. 누구의 편리를 도모할 것이며 누구의 행복을 추구해야 하는 것인지 제대로 잘 한다는 것(正:정)이 도리어 백성들에게는 불리함(奇:기)이 되고 정치적 유리함(善:선)이 백성들에게는 불행(妖:요)이 되니 그 혼란스러움이 실로 오래 되었다는 것, 그래서 제대로 살아가는 사람은 모나지만 쪼개는 아픔을 주지 않고 자신이 올곧다고 백성들을 아프게도 하지 않으며 반듯하다고 하여 백성들에게 어떤 강요도 하지 않고(悶悶:민민) 자신은 유능하여 큰 일을 하지만(光:광) 그로 인해 백성들이 상대적으로 그를 영웅시(燿:요)하지 않는다는 겁니다.

오늘도 정치의 혼란을 봅니다. 스스로 정치를 할 만한 자격이나 능력이 있다 하더라도 그러할 터인데 그렇지도 못하면서 백성들에게만 수없는 것들을 요구하는 모습, 저희들끼리는 야합하고 나눠먹기를 하면서 백성들은 계속해서 빚더미에 올라앉는 현실, 국민총생산은 늘어간다는데 국민들 대다수의 주머니는 나날이 가벼워지고 있는 불행이 오늘 우리 정치의 현주소입니다.

그것으로 그친다면 그래도 어떻게 뚫고 헤치며 나아가겠지만 그 사이에 생긴 틈새로 곳곳에서 터지는 사건과 사고가 우리를 아프고 괴롭게 합니다.

저는 정직하지 않으면서 국민은 마구잡이 여론몰이로 혼란스럽게 쪼개고 저는 곧지 않으면서도 주장은 강하며 반듯하지도 않으면서 국민에게는 무리한 것들을 계속해서 요구하고 어떤 영웅적 일도 한 적이 없으면서 국민에게는 찬사를 보내라 하는 말도 안 되는 수없는 현장들을 봅니다.

이제 다시 새로운 지방정부가 탄생하게 된다고 합니다. 인수위원회가 바쁘게 돌아가고 머잖아 출범식을 한다고 오라는 연락들도 곳곳에서 옵니다. 그런 자리에 가서 앉는 것 별로 달가워하는 건 아닌데 이미 한 곳에는 가겠다고 약속을 했는데 그 약속의 배경에는 제발 당신들의 그 빛남이 백성들의 눈부심, 곧 갈피를 잡을 수 없는 혼란으로 이어지지 않는 그런 지방정치를 부탁하는 마음이었다는 것까지를 말하며 오늘 얘기는 여기서 접습니다.

날마다 좋은 날!!! - 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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