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 방과후 환경학교가 우리를 찾아옵니다.
봄, 방과후 환경학교가 우리를 찾아옵니다.
  • 최지연 <한국교원대학교 초등교육과 교수>
  • 승인 2014.03.19 18:4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최지연 교수의 교육현장
최지연 <한국교원대학교 초등교육과 교수>

‘아무리 숨었어도 이 봄 햇살은 반드시 너를 찾고야 말 걸

땅 속 깊이 꼭꼭 숨은 암만 작은 씨라 해도 찾아내

꼭 저를 닮은 꽃 방실방실 피워 낼 걸’



한혜영 시인의 시‘아무리 숨었어도’중에서 일부를 옮겨왔다. 시인의 말처럼 아무리 숨었어도 봄은 우리를 찾아온다. 절기가 무섭다. 봄이 시작된다는 입춘, 대동강 물이 풀린다는 우수, 개구리가 깨어난다는 경칩까지 지나더니 바람이 찬 듯해도 그 안에 온기가 품어져 있다. 내일이 춘분이니 절기로는 꼭 안성맞춤, 지금은 봄이다. 봄의 교실, 새 학기가 열리고 교실은 배움의 아지랑이가 매일매일 피워오를 것이고, 새로운 것을 공부하는 학생들의 마음에는 꿈 씨앗이 자라고 있을 것이다.

이 좋은 절기, 배움이 교실 안에서만 머물면 얼마나 답답한 노릇인가?

아마 선생님들은 새싹과 봄꽃을 보러 교실 밖으로 잠깐의 외출을 계획할 것이고 학생들은 노란 병아리처럼 호기심으로 관찰할 것이다. 교실 밖 공부, 그야말로 야외 수업, 이름만 들어도 참 설렌다.

지난 2월 빌둥스클릭지의 보도에 따르면 독일에서는 연방 환경부가 지원하는 ‘생물학적 다양성(Biologische Vielfalt)’ 연방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초등학생을 대상으로한 ‘교육적 산책(바깥학교, Schulwandern)’프로젝트를 실시할 예정이라고 한다. 이 프로젝트는 학교를 중심으로 실시되는 도보 하이킹으로 학교 밖 야외를 경험하고 다양성을 발견하며, 사람들이 움직인다는 컨셉트로 운영되는데, 올해는 공립 초등학교 3개교를 선정해 시범적으로 실시된다.

이 프로젝트에 참여하는 학생들은 매주 하루를 정해 학교 밖 자연에서 학습하며 생물의 다양성을 직접 경험하고 자연과 환경을 공부하게 된다. 근처 숲이나 공원에서 트레킹하며 숲에서 사는 생물의 다양성을 알아보기도 하고 학생이 가진 모든 감각을 활용하기 위해 맨발로 걷기 체험을 하기도 한다. 이 프로젝트는 학생들의 생물 다양성 이해에도 긍정적으로 작용하지만, 자연의 다양성을 의식적으로 경험한 학생은 자연을 존중하며 생활하는 효과까지 있어 연방 환경부에서는 이러한 교육 경험이 더 확대되기를 희망한다고 한다.

우리나라에는 이런 제도가 없을까?

환경부에서는 작년부터 방과 후 환경학교를 운영하고 있다. 환경부의 주관으로 민간단체나 대학이 운영하는데 권역에 따라 10개 기관이 선정됐다. 올해 충청지역의 경우 충북(세종 일부 포함)은 한국교원대학교가, 대전·충남(세종 일부 포함)은 광덕산 환경교육센터가 지정되었다. 두 기관 모두 작년부터 진행해온 우수기관으로 노하우가 집적되어 있어 질높은 교육이 제공될 것이다. 이 기관에 문의하면 일선학교로 강사파견은 물론 학생들의 준비물이나 재료까지 모두 무료로 제공된다. 학교의 방과 후 교육 일정에 맞추어 10회 이상 강의가 진행됨은 물론 강사 역시 한국교원대학교의 경우에는 초등학교 교사자격을 갖춘 석박사급 전문가라고 하니 학교 환경교육에 큰 도움이 되지 않을까 생각된다.

살아간다는 것은 관계 맺기라는 말이 있다. 사람 간에 관계 맺기가 중요하다는 것은 살면서 많이 느끼게 된다. 그에 못지않게 중요한 것은 사람을 둘러싼 환경 특히 자연과의 관계 맺기가 아닐까 싶다. 사람과 관계가 원활하지 못하면 관계의 당사자들이 여러 어려움과 불이익을 받는다. 자연과 관계가 잘못되면 당사자 뿐 아니라 인류 모두가 곤란을 겪는다. 그것도 생존과 직결된 곤란을 말이다.

지난 2월 미세먼지로 고생해본 경험을 생각하면 더욱 실감나는 일이다. 미래세대에게 바람직한 자연과의 관계 맺기를 배우게 하는 것, 이 봄 우리가 제일 먼저 해야 할 일이 아닐까? (충북지역 방과후환경학교 문의전화 한국교원대학교 유동현연구원 010-6277-9336)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