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들은 대한민국의 뜨거운 역사입니다
당신들은 대한민국의 뜨거운 역사입니다
  • 반기훈 <충북지방경찰청 제1기동대 경위>
  • 승인 2014.03.18 2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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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린광장
반기훈 <충북지방경찰청 제1기동대 경위>

가슴속에서 뭉클한 감정이 솟구치는 따스했던 순간들이 누구나 있을 것이다.

지난해 3월 26일 대전 현충원 정문에서 만난 여고생들은 아직도 남아 있는 가슴 따스했던 기억이다.

그날은 대통령께서 천안함 46용사 추모 행사에 참석하기 때문에 경찰은 물론 군인, 경호원 등이 새벽부터 행사장을 엄격히 통제하면서 불편하기가 이루 말할 수 없었다.

그날 나는 현충원 정문에서 초청장 없이 행사장을 찾는 사람들을 통제하고 있었다.

추모행사 직전 교복차림의 여고생 2명이 초청장 없이 행사장으로 들어가려고 해서 나는 두 여학생을 막았다.

“어떻게 왔느냐”고 물어 보니 인천에 살고 있는데 천안함 용사 3주년 추모 행사에 참석하기 위해 체험학습을 신청하고 아침 일찍 버스를 타고 왔다고 했다.

학생들은 그냥 오기만 하면 추모 행사에 참석 할 수 있는 줄 알았는데 출입 저지를 당하면서 못내 아쉬워했다.

나는 추모 행사는 볼 수 없지만 대통령이 행사장을 떠나면 통제가 해제되니 1시간 정도만 기다린 뒤 46용사에게 인사를 하고 돌아가라고 안내했다.

여학생들은 행사가 끝나고 통제가 해제 될 때까지 기다린 뒤에서야 46용사 묘역으로 들어갔다.

나는 46용사 묘역으로 들어가는 이 여고생들의 뒷모습을 보면서 얼마나 예뻤던지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가슴이 터지는줄 알았다.

일각에서 북한의 소행이 아니고 정부의 자작극이라고 하는 가운데서도 46용사 묘역을 찾은 이 여고생들이 너무도 기특했던 것이다.

여고생들로 인해 가슴 벅찼던 그날의 기억이 다시금 생각난 것은 TV뉴스에서 마침 46용사 가족들이 추모 행사를 준비하는 장면이 나왔기 때문이다.

요즘 어른들은 학교폭력이 도가 지나치고 젊은이들이 어른도 몰라보고 버릇이 없다며 마치 세상이 말세라도 된 듯이 말한다.

그것은 우리 젊은이들을 몰라서 하는 이야기이다.

우리에게는 천안함 46용사를 추모할 줄 아는 학생들이 있고 대한민국을 세계만방에 알리는 김연아, 박태환 같은 훌륭한 젊은이들이 많이 있다.

스스로 앞날을 개척해 나갈 줄 아는 자랑스런 젊은이들이 대한민국에 더욱 많아지길 기대하면서 곧 다시 다가올 천안함 46용사 추모 행사장에서 지난해에 만났던 여고생들을 다시금 볼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그리고 46용사들에게 말하고 싶다 “너무 슬퍼하지 마십시요. 당신들은 대한민국의 뜨거운 역사입니다”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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