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정순 행안부 국장
18대 대통령 선거를 불과 일주일 정도 앞둔 지난 10일 행정안전부 등 중앙 관가는 발칵 뒤집혔다. 고졸 7급 공채 출신이 행안부 지방재정세제국장에 임명됐기 때문이다.주인공은 충북 청원이 고향인 정정순 행안부 제도정책관(54·사진)이다.
그가 고졸이란 점도 있지만 지방재정세제국장은 20년 동안 행정고시 출신이 도맡아왔을 정도로 타 출신 인사를 허용하지 않았다. 그 만큼 파격적 인사이기에 중앙 관가가 술렁인 것이다.
지방에서도 마찬가지다. 정 국장의 전보인사가 알려지자 충북도의 한 공무원은 “이제 열심히 일하고 실력을 겸비하면 능력을 인정받는 시대가 오는 것 같다”면서 “이 같은 풍토가 다른 중앙부처와 지자체 등에 하루빨리 정착됐으면 바란다”고 말했다.
지방재정세제국장은 30조원 대 지자체 예산을 총괄하게 된다. 중앙정부와 지방의 가교역할을 수행하는 자리다. 행안부에서도 핵심 보직 중에 손꼽히는 직책이다.
이 자리를 꿰찬 정 국장은 1976년 청주고를 졸업한 뒤 7급 공채에 합격해 청주시청에서 공직생활을 시작했다. 이후 행정자치부 민방위운영과장, 충북도 경제통상국장, 청주시 부시장, 과천청사관리소장, 제도정책관 등 주요 보직을 거쳤다.
특히 충북도 최장수 경제통상국장(5년간)을 역임한 지방경제 전문가다. 일선 행정에서 쌓은 실무경험과 능력을 인정받아 왔다.
정 국장은 업무에 대한 열정도 남다르다. 충북도 경제통상국장 재직 시에는 재래시장 활성화 등 서민생활 안정화와 활발한 투자유치 활동으로 지역경제 활성화에 기여했다.
또 제도정책관 시절에는 ‘민원 구비서류 통폐합’, ‘고속도로 여성휴게소 확대’ 등 제도 개선에 앞장섰다.
공부에 대한 열정도 강하다. 정 국장은 재직 중에 청주대 행정학과를 졸업했다. 그 후에도 청주대에서 석사과정을 마쳤고 캐나다에서 대학원 과정을 2년간 수학하기도 했다.
훤칠한 키에 준수한 외모, 밝고 부드러운 리더십으로 직원들과 격의없는 대화를 나누는 성격인 정 국장은 선후배 직원들에게 함께 일하고 싶은 간부로 호평을 받고 있다. ‘젠틀맨’이라는 별명도 있다.
현재 정 국장은 바쁜 시간을 보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인사가 난 뒤 정 국장은 “국가적으로 중요한 시기에 행안부의 핵심인 지방재정세제국장의 중책을 맡게 돼 막중한 책임감을 느낀다”며 “지방자치단체의 오랜 숙원인 자주재원 확충을 위해 지방소비·소득세를 확대 개편하는 문제 등 주요 현안을 차질없이 추진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를 실천하기 위해 평소 소신대로 부지런히 움직이고 있는 것이다.
충북도의 한 관계자는 “행안부의 이번 인사를 보면 공무원 인사가 능력에 따라 공정하게 이뤄진다는 것을 보여줬다”면서 “앞으로도 지역과 출신 등보다 실력과 능력이 우선시 되는 공평한 인사가 중앙이나 지방에 정착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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