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변처녀' 저에겐 평범한 역할
'연변처녀' 저에겐 평범한 역할
  • 노컷뉴스 기자
  • 승인 2012.09.04 19: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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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지민·김민준 코믹 로맨스
'웨딩스캔들' 내일 개봉

배우 곽지민은 제54회 베를린국제영화제에서 은곰상(감독상)을 수상한 김기덕 감독의 '사마리아'(2004)로 데뷔했다. 당시 곽지민의 나이는 20살. 촬영할 땐 19살에 불과했다. 전세계적인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던 영화 속 여주인공의 앞길은 장밋빛으로 가득했다. 하지만 곽지민의 이후 행보는 조용했다.

곽지민은 "사마리아 개봉 당시 갓 대학생이 됐는데 그때 당돌하게도 학교만 다니겠다고 했고, 정말 그렇게 했다"며 "당시 꽤 비중있는 역할을 해서 지금 선택할 수 있는 작품의 폭이 커졌다 하더라도 똑같이 할거다"라고 밝혔다.

사마리아는 화려한 빛이기도 했지만 또 한편으론 그림자이기도 했다. 곽지민은 "김기덕 작품이 세다는 인식이 있는데 신인이고, 고등학생이다 보니 관계자들 사이에서 '독한 아이다' '보통내기가 아니다' 등의 말들이 오갔다"며 "그냥 궁금해서 만나자고 하는 분들도 있었다"고 설명했다.

또 그녀는 "당시 현장이 무서워 툭하면 울었다"며 "그럴 때면 감독님께서 돌멩이를 주워와 공기놀이를 같이 하면서 달래줬다. 잘 놀아주는 자상한 아빠 같은 분이었다"고 떠올렸다.

◇ 누군가에겐 특별한 역할, 나에겐 평범한 인물

언니와 결혼 그리고 동생과 연애라는 독특한 설정이 눈에 띄는 코믹 로맨스 '웨딩스캔들'. 곽지민은 가족을 위해 기석(김민준)과의 위장결혼을 감행한 언니 소은과 위장결혼으로 붙잡힌 언니를 구하기 위해 기석과의 하룻밤()도 불사하는 동생 정은 등 1인 2역에 도전했다. 더욱이 소은과 정은은 연변에서 온 처녀다. 분명 독특한 역할이다.

곽지민은 "평범한 사람들이 하루 동안 겪는 절대 평범하지 않는 이야기"라고 소개한 뒤 "데뷔작으로 인해 생겨난 독하고, 강할 것 같다는 오해를 풀려고 하는 게 아직까지 있다"며 "이 작품은 그런 이미지를 벗어날 수 있을 것 같았다"고 남다른 참여 이유를 전했다.

또 그녀는 "연변처녀가 어떤 배우에겐 특별한 역할일 수도 있지만 저한테는 가장 평범했고, 밝은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 것 같았다"고 설명했다. '다세포소녀' '소녀X소녀' '청춘그루브' '링크' 등 그간 출연했던 작품을 떠올리면 그녀의 말에 고개가 끄덕여진다.

◇ 연변 사투리와 1인 2역

곽지민은 연변 사투리를 자연스럽게 구사한다. 하지만 하루 전날까지 연변 사투리 선생님을 구하지 못해 발을 동동 굴렸다. 곽지민은 "한국에 와서 3~4년 생활했기 때문에 연변 느낌이 나지 않아도 되고, 사투리가 살짝만 들어가도 된다고 하더라"고 말했다. 불안했던 곽지민은 다니던 교회에서 실제 연변 사람을 만났다.

그녀는 "연변에서 오신 분과 한참 얘기하다 보면 사투리를 쓰는 것 같고, 더 듣다보면 연변말이란 것이 느껴진다"며 "심한 억양은 없었다. 그 분도 억지스럽고 오버스럽게 표현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하더라"고 밝혔다.

1인 2역을 하면서는 친동생의 도움을 받았다. 곽지민은 "두 사람이 동시에 나오는 장면이 필요했는데 저와 느낌이 비슷한 보조출연자를 찾지 못했다"며 "우연히 친동생이 놀러왔다 깜짝 데뷔를 하게 됐다"고 웃었다.

◇ 사랑하고 싶다

곽지민은 이번 작품을 하면서 '사랑'에 배고픔을 느꼈다. 난생 처음보는 기석과 부부처럼 보여야 하는 정은을 표현하기 위해 첫사랑 기억을 들춰내기도 했다.

곽지민은 "알콩달콩했던 때가 언젠지 기억도 안 난다"고 웃은 뒤 "7년 전 첫사랑이었던 친구와 나눴던 대화가 많이 생각나더라. 그 기억을 영화 속에 활용하기도 했다"고 밝혔다. 6일 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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