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봉주와 충남 홍성
정봉주와 충남 홍성
  • 문종극 기자
  • 승인 2012.01.29 22: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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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청논단
문종극 <편집국장>

홍성은 충남 8개 군 가운데 인구가 가장 많은 군으로 대한민국의 최대 축산단지 중 하나를 보유하고 있다. 토굴 새우젓, 대하 등의 특산물로도 유명하다. 성삼문 유허·용봉사와 마애불입상·고산사 대웅전 등의 고적도 널려 있는 곳이다. 내년이면 충남도청이 이전할 내포시가 포함된 지역이기도 하다.

구제역이 횡행하던 지난해 초 언론에 자주 오르내린 홍성은 새우젓이 필요한 김장철이나 남당항 대하축제때나 타 지역 사람들의 이목을 끄는 곳이다. 대한민국의 여느 군 지역 처럼 그저 평범함 지역이다.

이런 홍성이 최근 뜨고 있다. 올 한해동안 홍성을 찾는 사람과 이들로 인해 자주 언론에 오르내릴 것으로 보인다. 당연히 전국에 홍성이 다시한번 각인되는 좋은 기회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정봉주 전 의원 때문이다. 정확히 말하면 정 전의원을 활용한 민주통합당의 마케팅전략에 따른 것으로 봐야 한다. 정 전 의원은 BBK사건과 관련해 허위사실을 유포한 죄로 대법원에서 1년 징역형을 선고받고 구속 수감됐다. 한달째다. '나는꼼수다'로 인해 정 전 의원에게는 팬클럽도 생겼다. '정봉주와 미래권력들(미권스)'이라 명명된 팬클럽은 구속 전 13만여명이던 회원이 구속 후 급격히 늘어 19만여명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정 전 의원이 지금 충남 홍성교도소에 수감돼 있다. 정 전 의원이 뉴스의 인물로 떠오르면서 그가 수감돼 있는 교도소가 위치한 홍성도 덩달아 유명해지고 있다. 또 그를 찾는 사람들이 연일 홍성으로 향하고 있다.

이런 현상이 발생하는 데는 민주통합당이 큰 역할을 하고 있다. 지난주 한명숙 대표와 박지원 최고위원 등이 홍성교도소를 찾아 정 전 의원을 특별면회했다. 민주당의 'BBK진상조사위원장 정봉주구하기' 프로젝트가 시작된 것이다. 소위 '정봉주마케팅'에 시동을 건 것이다. 민주당이 시인하든 안하든 외부에서 바라보는 시선은 '정봉주 마케팅'으로 비쳐진다. 당장 정봉주를 구하겠다는 순수한 동료애로 봐주더라도 총선과 대선을 앞두고 있는 민주당에 최고의 카드임은 삼척동자도 알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인지 공직선거법상의 허위사실 유포와 명예훼손에 관한 법에 대한 개정을 '정봉주법'으로 명명하고 이를 국회에 제출할 예정에 있는 등 민주당이 정 전 의원의 구명에 당력을 쏟고 있다. 총선과 대선이 임박한 시점에서 여당과 현 정부를 겨냥하기에 '정봉주'라는 이슈만큼 확실한 전략이 없다는 판단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여진다.

당 내부에서 조차 정봉주 구명 운동의 현실성은 낮은 것으로 보고 있지만 디도스 수사가 막바지에 다다랐고 한창 목소리를 높이던 돈봉투 사건이 당내에서도 불거진 상황에서 정봉주 카드가 큰 힘이 될 것이라는 것은 누구도 부인할 수 없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젊은 층 유권자를 끌어들이기 위한 정봉주 전략이 큰 효과를 거둘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는 한 최고위원의 말이 이를 잘 설명해 주고 있다.

한명숙 대표 일행의 충남 홍성교도소 특별면회를 시작으로 민주당과 팬클럽의 정 전 의원 찾기가 이어질 것으로 보여진다.

당내 '정봉주구명위원회'는 2월 임시국회 첫날 정 전 의원 팬클럽인 '미권스(정봉주와 미래권력들)' 및 '나꼼수'팀과 함께 소위 '정봉주법' 통과 촉구 결의대회를 갖기로 했다. 다음달 10일에는 '봉주버스'를 마련해 정 전 의원 지지방문을 하고, 법률가 초청 토론회와 정 전 의원 사면 촉구 마라톤대회에도 참여하기로 했다. 이로인해 팬클럽 회원들과 지지자들의 홍성 방문이 이어지고 홍성이 뉴스에 자주 오르내릴 것으로 전망된다. 이 기회에 충남 홍성도 '정봉주 마케팅'을 펼쳐보는 것은 어떨지 생각해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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